(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브라질을 대표하는 '국민 샌들'이 난데없이 우파 세력의 표적이 되면서 불매 운동 하루 만에 주가가 급락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이처럼 도마 위에 오른 신발 브랜드는 '하바이아나스'(Havaianas)로, 엄지발가락과 검지 발가락 사이에 끈을 끼워 넣는 슬리퍼다.
하바이아나스는 특히 브라질 특유의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색감으로 슬리퍼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브라질 국기를 상징하는 문양을 작게 새겨넣어 다른 나라에서도 브라질의 간판 브랜드로 널리 알려졌다.
이 같은 브라질 '국민 슬리퍼'가 갑자기 우파 세력의 표적이 된 것은 최근 내보내기 시작한 광고 한 편이 발단이 됐다.
토레스는 광고에서 2026년 새해를 앞두고 대중에게 "오른발이 아니라 두발로" 시작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는데, 이러한 발언은 우파를 공격하고 좌파를 선동한다는 게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의 주장이다.
2019년 당선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하고는 재집권을 노리고 군사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혐의로 27년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지난달부터 복역 중이다.
여기에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브라질 정치판이 다시 요동치는 상황에서 그의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연방 하원의원이 이번 하바이아나스의 광고를 도마 위에 올리고 우파 결집에 나섰다.
이를 불씨로 우파 진영에서 보이콧이 시작되면서 첫날인 22일 하루에만 하바이아나스 시가총액이 2천만 파운드(394억9천만원) 증발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에두아르두 의원은 그간 친트럼프 행보를 보여온 인물로도 유명한데, 특히 부친의 재판에 미국 내 인맥의 영향력을 끌어오려 했다는 혐의로 브라질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브라질 좌파 진영도 이에 맞서 보우소나루 일가를 조롱하는 SNS 게시물을 퍼트리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들은 게시물에서 지난달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자택 구금 기간 전자 발찌를 뜯고 도주하려다 발각됐던 것을 빗대 '하바이아나스 전자발찌'를 합성한 사진을 밈(meme)으로 퍼트리기도 했다.
이런 소란에도 하바이아나스 측이나 토레스 측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812264?sid=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