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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모성애 못 놓은 '대홍수', 진짜 재난이다 [여의도스트리밍]

무명의 더쿠 | 12-20 | 조회 수 2610


기사 내 스포有


XYILNI

한국 대표 배우 중 한 명인 전도연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여자들 서사엔 왜 모성애가 빠지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바로 그 맹점이 '대홍수'에서도 반복된다.


영화는 싱글맘 안나(김다미)와 아들 자인이(권은성)의 평화로운 일상에 대홍수가 덮치는 것으로 시작된다. 거실 바닥에 찰박거리던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차오르고, 거대한 빌딩 크기의 파도가 끝내 아파트 전체를 집어삼키는 모습은 색다른 재난의 얼굴로 관객을 위협한다. 그러나 안나가 칭얼거리는 아들을 등에 업고 고층으로 뛰어 올라가며 마주하는 그림들은 기존 재난 영화의 문법을 반복하고 있다. 


재난에서 SF로 장르를 변환하는 중반부가 나름의 반전이지만, 설득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대홍수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지구 종말을 암시하며, 안나는 새로운 인류를 만드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연구원이란 난해한 설정들이 불친절하게 툭, 하고 던져진다. 


안나를 구출하라는 명을 받은 요원 희조(박해수)의 존재는 무맥락의 정점을 찍는다. 가만 보면 안나를 구하는 것보다 안나의 모성애를 시험하는 데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뜬금없이 펼쳐진 SF가 그럴듯하게 느껴지냐 물으면 그것도 아니다. 새로운 인류를 개발한다는 아이디어 외엔 어떤 설명도 부재하다. 


존재하지 않는 가상현실일수록 배경은 촘촘해야 하고, 서사는 구체적이어야 하며, 논리는 탄탄해야 한다. 허술한 뼈대 위에 세워진 SF는 그저 가상 공간을 떠다니는 부유물에 불과하다.


가장 아쉬운 건 '결국', '또' 모성애다. 안나는 인류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지만, 실상은 그저 엄마로서만 기능한다. 또래 여성들보다 민첩해 보이긴 하지만, 어디에서도 안나의 능력자 면모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고 눈물을 보이는 감정적인 대응이 촉망받는 연구원이라는 존재감을 흐릿하게 만들 뿐이다.


물론, 지구보다 아들을 구하는 게 우선일 수는 있다. 그렇지만 대홍수라는 불가항력의 재난이 발생한다는 독특한 설정을 굳이 뻔한 모성애로 뭉개야 했을까. 


https://news.mtn.co.kr/news-detail/202512151413276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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