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구창모 국가대표 '셀프 반납' 논란, 핵심은 구단-선수들 '병역 이기주의'

구창모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이판 전지훈련 명단에서 빠졌다. 대표팀 류지현 감독은 좌완 투수 부족에 대한 엄청난 고민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구창모는 없었다. 대신 팀 동료 김영규가 포함됐다.
구창모는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유리몸'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 정말 많이 다쳤다. 올해 상무 전역 후 팀에 복귀했는데 상무에서도 몸이 안좋아 거의 던지지 못했다. 전역 후에도 팔꿈치 이상으로 바로 던지지 못하다 시즌 막판 극적으로 복귀했다.
마성의 힘이다. 복귀하니 또 도움이 된다. 사실상의 5위 결정전이던 KT 위즈전 '이게 구창모다'를 보여줬다. 당연히 대표팀에서도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그게 선발이든, 불펜 요원이든.
하지만 빠졌다. 그 과정 NC 구단이 참가를 만류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KBO는 구창모가 꼭 필요한 선수라 판단하고 합류를 타진했지만, NC 뜻이 너무 완곡해 데려갈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NC와 구창모 만이 아니다, KBO가 다른 구단들에게도 선수들의 몸상태, 컨디션 등을 확인하다는 반론이 나왔다. 구창모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이 문제의 핵심은 병역 혜택이다. 구창모와 NC가 이번 대표팀 합류를 거절한 게 불편한 쪽은, 왜 병역 혜택이 걸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아픔을 참고라도 나가게 하려던 팀이 병역 혜택이 없는 WBC 참가는 아프지 않은데 못나가게 하느냐는 것이다.
구단과 선수들의 병역 이기주의는 이번 사례 뿐이 아니다. 일찍부터 병역 혜택이 걸린 올림픽, 아시안게임에는 목숨 걸고 나가려 하면서 그게 아닌 대회들에는 수당 등 혜택 없이 왜 나갸느냐는 등의 불평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실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추신수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가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그리고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병역 헤택을 받은 후 자신의 개인 사정을 이유로 대표팀 발탁을 거부해 지금까지도 팬과 현장의 지적을 받고 있다.
추신수 뿐 아니다. 많은 구단, 선수들이 병역 혜택이 걸린 아시안게임 출전에만 사활을 걸고, 다른 대표팀 경기에는 무관심이다. 이번 체코, 일본 평가전에 대해서도 구단들과 선수를 보유한 에이전트들은 "왜 시즌 끝나자마자 무리하게 대표팀 경기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선수들은 싫은 티를 낼 수도 없다. 국가대표가 정말 소중한 선수도 있지만, 이 코스를 밟지 않으면 다가오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