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903046?sid=001
총격범 2명 체포... 1명 사망·1명 중태
유대교 축제 하누카 행사 타깃 삼아
한 남성이 맨손으로 총격범 제압해

호주 구급대원들이 14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총격 사건 부상자를 이송하고 있다. 시드니=AP 연합뉴스
호주 유명 관광지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1명이 사망했다. 이날 해변에선 유대교 축제 하누카의 첫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호주 당국은 이번 사건을 "유대인을 타깃으로 한 테러 범죄"로 규정하고 수사에 나섰다.
호주 ABC방송은 14일(현지시간)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해 총격범 1명 포함 1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부상자는 29명으로 경찰 2명, 어린이 1명이 포함됐다.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첫 신고는 이날 오후 6시 45분에 접수됐고, 경찰은 오후 7시 30분 총격범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총격범 중 1명은 사망했고 1명은 중태에 빠졌다.
해변 근처에서 폭발물도 발견됐다. 경찰은 "사망한 총격범과 관련된 차량에 사제 폭발물이 있었다"며 "폭발물 처리반이 출동해 해체 작업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호주 경찰은 이번 사건을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테러로 규정했다. 이날은 유대교 축제인 하누카의 첫날로, 기념행사가 열린 본다이 비치에는 1,000명이 넘는 사람이 모여 있었다. 한 목격자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총격범은 명백히 하누카 행사를 노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총격범은 근처에 있던 우리 일행에게 '저리 가라'고만 말하고 공격하지 않았지만, 하누카 행사를 향해선 총을 쐈다"고 말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호주의 심장을 강타한 악랄한 반유대주의적 테러 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는 "증오, 폭력, 테러리즘이 설 자리는 호주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흰 옷을 입은 남성이 14일 본다이 비치에서 총격범을 맨몸으로 제압하고 있다. X 캡처
한 남성은 범행 중인 총격범 1명을 맨손으로 제압해 영웅으로 떠올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업로드된 영상에서 해당 남성은 총을 쏘고 있는 범인 뒤로 다가간 뒤 몸싸움 끝에 총기를 빼앗았고, 총격범은 도주했다.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주 총리는 "지금까지 본 것 가운데 가장 믿기 어려운 장면"이라며 "그 남성은 진정한 영웅이며, 그의 용기 덕분에 피해자가 줄었을 것"이라고 칭송했다.
총격 사건은 호주에서 드문 편이다. 1996년 태즈메이니아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35명이 숨지자 호주 정부는 자동·반자동 총기 소유를 금지했다. NYT는 "호주는 선진국 중 총격 사망률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