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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진석, 尹 파면 날 '대통령실 PC 초기화' 지시… 이관 전 1000여 대 포맷

무명의 더쿠 | 12-13 | 조회 수 1140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902868

 

행정관에 '대통령실 PC 제배치' 직접 지시
사흘 뒤 윤재순 '플랜 B' 정 전 실장이 승인
기록관 현장점검 이튿날부터 초기화 시작
"'플랜 B' 자료 남기지 말라"… 증거 은폐
특검, 직권남용 검토… 국수본 이첩 가능성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소개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소개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당일 '대통령실 전체 컴퓨터(PC) 초기화(포맷)' 관련 지시를 직접 내린 사실이 조은석 내란·외환 특별검사팀 수사로 확인됐다. 정 전 실장은 그로부터 3일 뒤 윤재순 전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이 마련한 이른바 '플랜 B' 계획을 승인했다. 이 과정을 거쳐 대통령기록관으로 기록물 이관이 완료되기 전 1,000대가 넘는 대통령실 PC가 모두 포맷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정 전 실장 지시에 따라 12·3 불법계엄 관련 증거가 조직적으로 은폐됐다고 의심한다.

1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은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올해 4월 4일 정 전 실장이 산하 행정관에게 '대통령실 모든 PC 제배치'라는 취지로 지시를 내린 단서를 포착했다. 이보다 2개월 정도 앞선 2월 하순쯤 윤 전 비서관이 "제철소 용광로에 넣어서 폐기하라"며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인용에 대비한 PC 초기화 포함 '플랜 B' 수립을 총무비서관실 직원들에게 주문한 사실도 드러난 바 있다. 정 전 실장 지시 후 4월 7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신속히 '플랜 B'가 승인된 점에서 특검팀은 윤 전 비서관과 사전 교감이 있었을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특검은 또한 정 전 실장의 '플랜 B' 승인 이후 총무비서관실이 대통령실 내부망에 '대통령기록물법에 따른 잔존데이터 공지'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정황도 파악했다. 이 글엔 '4월 14일부터 5월 23일까지 6주간 대통령실 PC를 초기화할 것이다' '비서관실 요청 시 지원하겠다'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4월 10일 올라온 이 공지는 이틀 뒤인 12일 삭제되는데, 4월 16일에는 실제로 민정수석비서관실·의전비서관실 등 명의로 PC 초기화가 신청됐다고 한다. 통상의 정권 인수인계 절차와 달리 대통령비서실장 명의 공문 없이 초기화가 진행된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플랜 B'는 결국 실행됐다.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을 비롯한 대통령실 1,000여 대 PC가 전부 초기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4월 17일 PC 초기화가 시작됐는데, 대통령기록관이 이관 전 현장점검(4월 9~16일)을 마친 바로 이튿날이다. 특검은 5월 말쯤 "'플랜 B' 관련 자료를 남기지 말라"는 윗선 지시로 실무자가 해당 파일들을 덮어쓰기한 뒤 삭제하고 PC를 포맷한 정황도 확인했다. 대통령기록관은 6월 4일 '이관 완료'를 밝혔다. 이관 완료 전 PC 초기화를 끝내고 관련 증거까지 없앤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픽=박종범 기자

그래픽=박종범 기자

정 전 실장 등은 이전 정부의 선례와 규정, 원칙에 따른 인수인계 준비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관례에 따르면 전체 이관이 끝난 뒤 초기화를 해야 하는데, 기록관 입장에선 생산기관이 기록물 목록을 작성해 제출하니 일부를 누락해도 알 방법이 없다"며 "없앤 자료를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있는지, 결재받아 전자문서시스템 서버에 올라가 있는 문서인지 여부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국가기록원은 올해 1월 15일 '비상계엄 선포 관련 생산·접수한 기록물'은 5년간 폐기하지 못하게 하는 결정을 고시한 바 있다.

정 전 실장 등이 이관 완료 전 윤 전 대통령의 내란·외환 의혹 관련 주요 증거가 다수 포함됐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통령실 PC를 초기화한 점에 더불어, 역시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는 '플랜 B'도 인멸했다는 점에서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혐의에 해당한다는 게 특검팀 시각이다. 아울러 하급자에게 대통령기록물 손상·은닉·멸실 등으로 이어지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데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적용도 고심 중이다. 다만 특검팀은 최종 수사기간이 이달 14일까지로 사법처리까지 마치는 데 물리적 한계가 있어, 사건을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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