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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남자 군대가니 여자도 가라는 식으로 女징병제 문제 못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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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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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680043?sid=001

 

“총각 딱지 떼러 간다는 식 성적 대상화 문화 뿌리깊어”
“한국 사회, 가정 뒤로 하는 사람이 평가받고 승진하는 체계”
“1020 젠더 갈등, 상대 어려움, 공감 이해 부족하기 때문”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17층 장관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17층 장관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남자가 군대 가니 여자도 군대 가’라는 식으로 여성 징병제 문제를 풀 수는 없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5일 본보 인터뷰에서 여성 징병제와 군 가산점을 시행해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에 대해 “사회에서 취업 이후의 모든 삶에 있어서 여성에게 평등한 기회와 일터, 안전한 사회가 보장이 되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원 장관 취임(9월 7일) 약 세 달을 맞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됐다. 원 장관은 장관 임명 이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장을 지내는 등 여성 인권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최근 재도입 주장이 이어지고 있는 군 가산점에 대해서는 사실상 반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여성가족부 시절부터 계속되던 1년 7개월 간의 장관 공백을 깨고 장관으로 임명되셨고, 여가부가 성평등가족부로 개편되면서 초대 성평등부 장관이 됐다. 외부에서는 부처명을 바꾼 뒤 정체성을 어떻게 잡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타당한 지적이라 생각한다. (성평등부가) 이슈가 될 때만 관심을 받고, 평소에는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부처인 경우도 꽤 있었다. 이 부처가 하는 일에 국민들이 관심을 쏟아주시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계속 지켜봐 주시고, 채찍질 해 주시는 게 더 필요하다 생각한다. 또한 타 부처들과의 협력을 잘 이끌어 내는 게 성평등부 성공의 관건이라 생각한다.”

―최근 인구 감소 등에 따라 여성 징병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여성 징병제가 제일 어려운 부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남성이 차별받고 있다고 얘기할 때 가장 눈에 보이는 영역으로 병역을 많이 이야기한다. (남성에 대한 병역의 의무는) 여성 우대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한반도 상황으로 인한 부분인데, 그것을 남성과 여성이 다르다는 점에서 남성이 갖는 차별적 요소로 인식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지금 여성 부사관이나 장교 비율은 계속 늘고 있는데, 여성 부사관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국방부가 전향적으로 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지속적으로 재도입 이야기가 나오는 군 가산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군 가산점이 갖고 있는 문제는 이미 헌법재판에서도 확인됐고, 그것은 다시 되짚어보기 어렵지 않나 본다. 다른 면에서 남성들이 군 입대 시기 1년 6개월 가량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다양한 면에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는 1999년 공무원 임용 시험과 관련된 군 가산점에 대해 “여성 및 장애인 등의 평등권, 공무담임권,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17층 장관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17층 장관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최근 딥페이크 성범죄가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성평등부에서는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 어떻게 고민하고 대응하고 있나.

“디지털 성범죄를 우리 부처만 해결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제일 고민을 많이 하고 해결에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는 일제강점기, 미군정, 군사독재 시기 등을 거치며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문화가 뿌리 깊게 퍼져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군대 가기 전에 소위 ‘총각 딱지’ 떼러 간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언론이나 문학 작품에서 볼 수 있었다. 이는 여성에 대한 존중, 여성을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성적 욕망을 분출할 수 있는 존재로 잘못 인식한 것이다. 이 문화를 걷어내야 디지털 성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최근 10, 20대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젠더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남녀 간 성차별에 대한 인식 차이가 벌어진 이유가 무엇이라 보나.

“다른 성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한 공감과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여성들이 겪는 여러 가지 안전 상의 어려움을 상대에 대한 적대감으로 느끼거나 거리감을 느끼는 일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10, 20대의 경우 평등한 교육을 받고 자라면서 교육을 통해 접한 평등이 사회 전반에 자리잡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것 같다. (현실과의) 인식 격차가 존재한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10, 20대가 공존할 수 있는 분위기를 육성하지 않고 이를 정치적 표로 가져가고자 하는 모습이 있었다. 이는 통합하고 포용하는 가치 대신 오히려 (남녀를) 나누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의 존속에 큰 해악을 끼치는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17층 장관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17층 장관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올해 국정감사에서 구조적 성차별 해소가 기본 정책 과제라고 답변했는데. 우리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구조적 성차별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노동 시장에서 여성의 경력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과 성별 임금격차, 불평등한 조직 문화와 그로 인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기 어렵다는 점이 구조적 성차별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어려운 구조 때문인데.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해서는 남성의 육아 참여가 확대돼야 한다고 보나.

“남성이 육아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평가 체계가 달라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가정과 가족을 뒤로 하고 회사를 언제나 0순위에 놓는 사람이 오히려 평가받고 승진하는 체계다. (일과 가정의 양립) 가치의 우선 순위를 잘못 매기는 사람에 대해 오히려 저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다문화 가족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데 지금과 같은 혐오 현상이 계속될까 걱정된다.

“다문화 가족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편견은 아주 오래됐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다문화 수용도가 낮아진 것은 사회 전반의 혐오 문화가 낳은 것이라고 본다. 특정 국가에 대한 혐오는 정부에서도 좌시하지 않고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국민 대다수는 각종 산업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차별받거나 혐오의 대상이 된 것에 대해 분노하고 개선을 촉구한다는 점이다. 사회에서 힘이 없는 계층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있다면, 모든 사람은 자신이 힘을 잃게 됐을 때 혐오에 노출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다문화 가족에 대한 혐오는) 개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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