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27일 울산시가 태화강에 시범 운항한 폰툰보트.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에 배를 띄우겠다고 나섰다.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관광·출퇴근용 수상 교통수단을 도입하겠다는 것인데, ‘울산판 한강버스’가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4일 울산시가 울산시의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 자료를 보면, 울산시는 ‘태화강 뱃길활용 관광순환 코스 개발 기본·실시설계용역’으로 10억7천만원을 편성했다. 구체적으로는 설계용역비 7천만원과 태화강 준설 등 정비 10억원이다. 내년 신규사업으로, 태화강국가정원에서 명촌교 주변까지 약 5㎞ 구간에 배를 운항하는 내용이다.
울산시는 12~20인승 규모의 배 15대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배를 구입하는 데만 최소 25억원이 든다고 예상한다. 계류장이나 정박장 등 시설비 약 13억원, 태화강 정비 약 10억원 등은 별도다. 배 운항에 필요한 기본적인 예산만 약 48억원인 셈이다. 실제 운항을 시작하면 해마다 약 20억원이 들 것으로 본다.
울산시는 2028년 울산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태화강국가정원과 태화강역 주변 삼산·여천매립장으로 흩어진 행사 장소를 잇는 교통수단으로 이번 사업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지난 6월27일부터 7월4일까지 원통형 부력통에 갑판을 올려 만든 레저용 배 ‘폰툰보트’를 시범 운항하기도 했다.
이 사업 예산은 울산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오는 17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을 앞두고 있다. 예산이 확정되면 울산시는 기본·실시설계용역을 거쳐 배 규모와 디자인, 운항 노선과 횟수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용역 결과에 따라 구매·투입 수량과 운영비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27일 울산시가 태화강에 시범 운항한 폰툰보트에 탑승한 김두겸 울산시장. 울산시 제공
이 사업을 두고 자칫 서울시 ‘한강버스’처럼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태화강에 배를 띄워 출퇴근 시간에는 대중교통으로 이용하고, 낮에는 관광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직접 설명한 용도도 한강버스를 꼭 닮았다.
현재 태화강은 오랜 기간 쌓인 퇴적물 탓에 수심이 얕아 배를 운항하기 어렵다. 내년 예산으로 준설 등 정비 10억원을 우선 편성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가하천인 태화강 바닥을 파내려면 낙동강유역환경청과의 협의·허가가 필요하다. 환경청은 태화강 상류부터 차례로 구간을 나눠 하천정비를 하고 있고, 이외 준설은 환경파괴 등의 우려가 있는 만큼 부정적인 입장이다.
태화교·번영교·학성교·명촌교 등 다리를 떠받치는 구조물의 훼손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짧은 운항 구간과 시속 25~30㎞ 수준 속도가 출퇴근 대중교통으로 적합한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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