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286247?sid=001
3000만명이 넘는 가입자 개인정보를 무단 유출한 중국 국적 전직 쿠팡 직원이 중국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해당 직원을 한국으로 데려와 처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중국이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민 불인도 원칙을 고수하는 만큼 송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은 2000년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해 2002년부터 발효했다. 조약에 따라 양국은 자국에서 1년 이상 징역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른 용의자에 대해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조약에는 상대국이 자국민의 인도를 요청받은 경우 이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가 규정돼 있다. 이른바 '자국민 불인도' 원칙이다. 즉 중국은 중국 국적 용의자에 대한 한국의 인도 요구를 거부할 수 있고 이 경우 처벌은 중국 내에서 이뤄진다.
법무부는 해당 직원이 중국에서 체포될 경우 국내 송환이 가능한지 여부를 두고 법리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다. 범행 장소가 한국이고 피해자도 한국인과 한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송환을 요구할 명분은 충분하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다만 외교 실무상 중국이 자국민 보호를 우선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실제 인도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범죄자가 한국에서 범행을 저지른 뒤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중국 정부에 의해 한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사례는 매우 드문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2019년 보이스피싱 등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한국에서 수사·재판을 받다가 중국으로 도주한 조직원 5명을 국내로 송환한 바 있다. 이는 한·중 범죄인 인도조약 발효 17년 만에 처음 이뤄진 사례였다. 다만 이들의 국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중국은 자국민 송환 불가를 원칙으로 삼고 있어 범죄인 인도 협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외교 전문가들 역시 자국민 인도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한 전직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혐의가 객관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는 한 중국이 자국민을 한국에 인도해 줄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현실적으로는 수사 정보 공유나 일부 수사 협조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혐의가 상당 부분 드러난다고 하더라도 인도까지 가기는 어렵다"며 "피의자가 중국 내부에서조차 개탄할 정도로 평가받는 인물이 아니라면 이번처럼 언론에 크게 보도된 사안의 경우 중국 입장에선 국가적 자존심 문제도 걸려 있어 자국민을 쉽게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대준 쿠팡 대표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현안질의에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전직 중국 직원과 관련 "인증업무를 한 직원이 아니라 인증 시스템을 개발하는 개발자였다"고 말했다. 또 직원의 퇴사 시점이 "지난해 12월"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