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560352?sid=001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강원 춘천시 한 유치원에서 5세 아이들이 담임교사로부터 교무실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해 경찰이 아동학대 여부를 두고 수사에 나섰다. 다만 해당 교사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학예회를 하루 앞둔 지난 13일 오후 A(5)양은 부모에게 “학예회 연습을 하지 않고 딴짓했다는 이유로 교무실로 불려 가 배를 걷어차였다”고 털어놨다. A양은 “배를 걷어차여 뒤로 밀려났고, 아파서 우는 동안에도 계속 혼났다”고 말했다.
부모는 다음날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폐쇄회로(CC)TV 확인에 나섰지만, 교무실과 교실에 설치된 CCTV는 통신 연결이 안 돼 영상이 남아 있지 않았다. 복도 CCTV에서는 A양이 담임교사와 함께 교무실로 들어가는 장면이 확인됐으나, 당시 교무실에는 두 사람뿐이어서 목격자는 없었다.
이 과정에서 A양에 앞서 같은 반 B(5)군 역시 담임교사와 함께 교무실로 들어가는 장면이 새롭게 드러났다. B군이 교무실에서 울면서 나오는 듯한 모습이 영상 속에 찍혔는데, 이는 A양이 부모에게 “나 말고 B군도 담임교사로부터 맞았다”고 말한 내용과 연결되는 부분이었다.
아동학대 의심 정황이 드러나자 B군은 그제야 부모에게 “배를 강하게 3번 걷어차였다”고 털어놨다. 손을 빠는 습관이 있었던 B군은 9∼10월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가위로 손가락을 잘라버리겠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의 발언은 B군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들었던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에 A양과 B군의 부모는 담임교사가 아이들을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했다며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개구쟁이다 보니 많이 혼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아이들을 감싸기보다 선생님 편을 들었다”면서 “최근 사례 외에도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여러 차례 맞은 적이 있다고 얘기한다. 학기 초부터 선생님이 무섭다고 했을 때 너무 안일하게만 생각했다”고 자책했다.
담임교사는 “아이들에게 위협적이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학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학예회 준비로 복도가 혼잡해 조용히 지도하기 위해 교무실로 데려간 것일 뿐”이라며 격려와 지도 차원이었고, 절대 소리 높여 훈육하거나 때리지 않았으며 충분한 거리를 유지한 상황에서 차분히 이야기했다고 반박했다.
또 “A양은 감정이 복받쳐 울음을 보이려는 모습이 나타나 대화를 멈추고 아이가 안정될 수 있도록 했다”며 “B군에게도 ‘가위로 손가락을 자른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담임교사는 현재 휴가를 내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치원 측은 교사와 원아를 즉시 분리하고 새 교사를 배치했다. 다만 CCTV가 설치돼 있음에도 녹화를 위해서는 학부모와 교직원 등의 모든 동의가 필요해 실제 가동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해 아동의 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어린이집의 경우 2015년 송도 아동학대 사건 이후 CCTV 설치·의무 보관이 영유아교육법으로 규정됐지만, 유치원은 여전히 권고 사항에 머물러 있다. 유치원 관계자는 “그동안 CCTV 가동 논의는 없었으나 이번 일을 계기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춘천경찰서는 피해 아동들이 해바라기센터에서 진행한 진술 녹화 내용 등을 살핀 뒤 이번 주 내로 사건을 강원경찰청에 넘길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