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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엔 “한동훈은 빨갱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열린 2024년 10월 1일 서울 광화문 광장 관람 무대에서 시가행진을 바라보며 김용현 국방부 장관(왼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조은석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외환(일반이적) 혐의로 최근 기소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취임 반년 만에 ‘비상대권’을 언급한 점을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특검은 이를 근거로 2022년 말부터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준비했다고 판단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조은석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외환 혐의(일반 이적)로 기소하면서 12·3 비상계엄에 이르기까지 논의와 준비를 한 상황을 공소장에 적시했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을 당시 국회는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점한 ‘여소야대’ 구도였고, 이에 정부와 민주당의 대립이 지속되던 상황이었다고 특검은 판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은 취임 반년 만인 그해 11월,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자리에서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김종혁 등에게 “나에게는 비상대권이 있다, 싹 쓸어버리겠다”, “내가 총살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다 싹 쓸어버리겠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때부터 윤 전 대통령이 정치적 난국을 돌파할 수단으로 비상계엄 선포 가능성을 염두하기 시작했다고 봤다.
이후 지난해 7월 미국 하와이를 방문했을 때, 당시 대통령실 경호처장이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강호필 당시 합동참모본부 차장에게 “한동훈은 빨갱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다. 또 민주당에 대한 욕설을 섞은 비난을 하면서 “군이 참여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나토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길에 미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하기 위해 하와이를 찾았다.
강 전 차장은 귀국한 뒤 신원식 당시 국방 장관에게 “분위기가 상당히 위험한 것 같다. 대통령이 군을 정치에 끌어들이려 하고 김용현이 위험한 발언을 하며 동조를 강요하니 나는 전역하고 싶다”고 보고했고, 신 전 장관은 김용현 전 장관에 전화해 크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김 전 장관은 대통령경호처장 공관으로 강 전 차장 등을 불러 “왜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고 돌아다니냐. 전광훈 목사 등 보수에서도 우리를 응원하고 있다. 심기 경호 차원에서 그런 걸 가지고 왜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한달 뒤 국방부 장관이 신원식에서 김용현으로 교체됐는데, 윤 전 대통령이 하와이 일로 신원식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해 교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취임 반년 이후부터 비상계엄 선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비상계엄에 필수적으로 동참시킬 필요성이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만나 여러 차례 비상계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