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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월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어떤 이유로든 계엄은 안된다”라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류했지만,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돌이킬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 심리로 17일 열린 한 전 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9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 전 부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위원이 모여있던 상황에 대해 증언하며 “‘어떻게 된 거냐, 누가 알았냐, 왜 여기 앉아 계시냐, 만류해야 되는거 아니냐’‘고 했고, 이후 윤 전 대통령에게도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당일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특검의 질문에 “우리나라 대외 신인도가 땅에 떨어지고 경제가 무너진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그랬더니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결정을 한 것이다. 지금 준비가 되었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다’는 취지로 말씀했다”고 말했다.
최 전 부총리는 ‘한 전 총리가 반대 의사를 표시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저 당시 기억에는 없다”며 “총리나 다른 분들도 저랑 비슷한 생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제가 (집무실에 가서) 말씀 드려보겠다고 하니 한 전 총리께서 말씀해보라고 하신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느낌을 받았던 것이지 직접 만류하는 것을 본 적은 없는 것인지’를 묻자 “저 상황에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최 전 부총리는 한 전 총리에게 “왜 반대 안하셨습니까. 50년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려고 했습니까”라는 취지로 말했고, “나도 반대 많이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최 전 장관은 “(말했던) 정확한 워딩은 기억 나지 않는다. 당시 계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고, 그 자리에 계셨던 분들께 우리 다시 한 번 만류해보자는 취지의 생각이 들어 옆에 계신 분들께 강하게 말씀을 드렸다”며 “그런 취지의 말을 했을 수 있을 것 같다. 당시 스스로 공직생활에 대해 돌아봤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계엄 지시 문건과 관련해 진술이 바뀌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최 전 부총리는 그동안 국회 청문회 등에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3번 접혀 있는 쪽지를 받아 내용을 보지 않고 차관보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지만, 지난달 13일 재판에서 한 전 총리 재판에서 공개된 대통령실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에는 최 전 부총리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A4 크기 문건 받아 읽고 있는 모습이 잡혔다. 해당 문건에는 △예비비를 조속한 시일 내 충분히 확보 △국회 관련 예산 차단 △국가비사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최 전 부총리는 “나름대로 (기억을) 종합해 답변을 했었다”며 “제가 문건을 본 시점 등이 영상과 달라서, 저도 참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장은 “기억은 안 날 수 있지만, 객관적 상황과 다르게 적극적으로 진술하면 의심할 수밖에 없다. 처음엔 받을 때 세 번 접혀 있었다고 하지 않았냐”며 “혹시 그 (진술이 바뀐) 이유가 책임을 경감시키거나 당시 대행 체제를 유지하려는 등 다른 목적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이에 최 전 부총리는 “계엄에 나름대로 반대하는 데 최선을 다했고, 문건을 대통령 있는 자리에서 받았다고 인정했고, 제출했다”며 “(문건을) 본 시점이나 받았을 때의 상황 묘사를 제 기억과 달리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당시 외환 시장 걱정을 너무 많이 했다. 당시 상황보다는 밖의 상황에 집중했다”며 “(문건을) 보는 듯한 모습이지만 집중을 안했구나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특검 쪽이 최 전 장관이 대국민 담화문을 보고 있는 장면에 대해 묻자 이 또한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전 장관은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어떻게 된 건지 따지고 있었고, ‘돌이킬 수 없다’고 김 전 장관이 대통령과 비슷한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나왔는데, 제가 문건을 본 건지 아니면 저 상황에서 고개를 들지 않으려고 문건을 보는 척 한 건지, 그런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증인신문 말미에 재판부는 “계엄을 경험한 세대라고 해서 질문을 드린다”며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인과 경찰이 출동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최 전 부총리는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제가 반대를 많이 했다는 말씀 드리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결국 계엄을 막지 못했는데, 국무위원들이 누구는 반대했다 누구는 (어떻다)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국민들께 어떻게 보일지 걱정이 된다”며 “그 당시도 그랬고, 계엄은 잘못됐다고 생각 들었던 사람이고 그래서 반대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좀 더 강하게 몸이라도 던져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계엄을 막지 못해서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께 송구스러운 생각이 든다. (오늘 증언들이) 국민들이 국무위원 한 사람으로 변명한 것이라 생각을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