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군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존 방식대로 스크린리더 여러 번 검색을 시도하며 3∼4분을 허비했고, 이후 특수문자를 복사해 메모장에 문자표를 만들어 우회하는 데 5분 이상 걸렸다”며 “관련 문항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느라 평소보다 10∼15분이 더 소요됐다”고 말했다.
한 군과 같은 중증 시각장애인은 국어와 같이 긴 지문 문제를 풀 때 점자 키보드를 이용해 지문의 필요한 부분을 검색하고, 스크린리더를 듣고 문제를 푸는 경우가 많다. 점자 시험지를 제공받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스크린리더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이라는 문구가 문제에 있을 경우 ‘가’를 검색하는데 특수문자로 표기가 바뀌면서 검색 키워드가 바뀌어야 했다는 것이다. 특수문자는 특히 스크린리더로 찾기 어려워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수능을 주관하는 평가원은 표기 방식 변경을 미리 안내하지 않아 시험 당일 감독관도 표기방식 변경을 고지하지 않았다. 시각장애인이 다니는 학교 교사들은 시험 다음 날에서야 학생들에게 “불편하지 않았냐”고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이번 수능을 본 시각장애 수험생 홍모(18) 군은 “형식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전혀 안내받지 못했다”며 “문제 보안 문제와는 별개로, 시각장애인에게는 가독성과 검색 편의가 생명인데 이 부분은 고려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장애 수험생이 반복해서 겪고 있는 ‘정보 접근권 부재’ 문제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연계율 50%를 보이는 EBS 교재도 비장애 학생에게는 제때 제공되지만, 시각장애 학생용 EBS 교재·화면해설 강의 등은 매년 9∼10월에야 완성되기도 한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는 시험 문항이 제대로 읽히지 않은 것이니 사실상 출제상의 오류로 봐야 한다”며 “장애 학생은 다양한 교육 영역에서 이미 배제되는 경우가 많은데, 시각장애인의 관점에서 점자·전자문제지를 검수하도록 한 규정이 있는지 면밀히 점검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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