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박정호 부장판사는 13일 오후 황 전 총리의 내란선동, 공무집행방해, 내란특별검사법 위반(수사방해) 등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14일 오전 3시쯤 영장을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객관적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증거가 상당 부분 수집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구속의 필요성이 부족하고 도주나 증거인멸의 염려 등 구속 사유에 대해서도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설명했다.
황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3일 불법계엄이 선포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라를 망가뜨린 종북주사파 세력과 부정선거 세력을 이번에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다른 글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 (윤석열) 대통령 조치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체포하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황 전 총리가 계엄의 위법성을 인지한 상태에서 내란 선동의 고의를 갖고 문제의 글들을 작성했다고 의심한다. 공안 검사 출신이면서 여당 대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등을 역임한 황 전 총리가 계엄의 위법성을 인식하고도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내란 선동에 나선 것으로 본다. 특검팀은 황 전 총리가 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으로 의심되는 인물과 소통을 주고 받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황 전 총리가 자택 문을 걸어잠그고 체포·압수수색 영장도 거부하는 등 조사 태도를 볼 때 증거인멸 가능성이 높고 도망 염려가 크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이 전날 황 전 총리를 체포할 때 영장에는 '내란선동' 혐의 하나만 적시됐지만, 구속영장에는 영장 집행 과정에서의 행위를 포함해 수사방해 등 혐의가 추가됐다.
황 전 총리는 지난달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 이후에는 자신의 SNS에 "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판사는 서울중앙지법 ○○○"이라며 이른바 '좌표찍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압수수색을 수차례 거부해 영장을 제시 받은 적도 없던 황 전 총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모종의 경로로 판사 실명을 확인했다고 보고 구속 필요 사유 중 하나로 내세웠다.
특검팀에서는 이날 박억수 특검보와 최재순 부장검사를 포함한 검사 3명이 심문에 참석했다. 특검팀은 법정에서 미리 준비한 프레젠테이션(PPT) 45장과 의견서 220쪽을 발표하며 황 전 총리의 구속 필요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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