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94877
정영학 회계사 의견서 입수... '검찰 버전 녹취록'에 이 대통령 측근 정진상·김용 겨냥한 표현 추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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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 사건 첫 공판이 열린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정영학 회계사가 재판장을 떠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2-01-10 |
| ⓒ 이희훈 |
검찰이 자신의 녹취서를 조작했다는 정영학 회계사의 주장이 나왔다.
<오마이뉴스>가 단독 입수한 정영학 측 의견서에 따르면, 검찰이 정영학 녹취파일을 임의로 해석해 별도의 '검찰 버전 녹취록'을 만들면서 일부 표현을 이재명 대통령 측근인 정진상 전 실장과 김용 전 부원장을 겨냥한 내용으로 추가·삭제한 정황이 확인됐다.
해당 녹취록은 대장동 개발업자인 정영학 회계사가 2012년 8월부터 2021년 4월까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기자,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다.
정 회계사는 이 녹음파일을 민간 속기사 사무실에 의뢰해 문서로 만든 뒤, 2021년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제출했다. 이후 해당 문서는 '정영학 녹취록'으로 불리며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거로 활용됐다.
그러나 검찰은 원본 파일을 독자적으로 해석해 별도의 '검찰 버전 정영학 녹취록'을 작성했으며, 이 과정에서 '용이하고', '실장님', '윗 어르신들' 등의 표현을 원문에 없던 방식으로 추가하거나 대체했다. 이 표현들은 이재명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특정 범죄와 연결하는 수사 및 기소의 주요 근거로 사용됐다.
정영학 회계사는 지난달 31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항소를 제기한 정 회계사 측은 검찰이 자신의 녹취서를 조작했다는 내용의 의견서와 항소이유서 등을 항소심 재판부(서울고등법원 형사6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사례①] 추가된 "용이하고" 네 글자... 검찰 발 '김용 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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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마이뉴스>가 단독 입수한 ‘대장동 사건에서의 검찰의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정영학 측 의견서에는 검찰이 자체적으로 만든 '정영학 녹취록'이 존재한다. 해당 녹취록에는 ‘용이하고’, ‘실장님’, ‘윗 어르신들’ 등의 표현이 원문에 없던 방식으로 추가되거나 대체됐다. |
| ⓒ 오마이뉴스 |
2013년 3월 5일 자 녹취에서 검찰은 김만배씨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에 관여한 이들의 이름을 언급하는 부분에서 김용 전 부원장을 뜻하는 "용이하고"라는 네 글자를 포함했다. 정영학 원본 녹취록에는 존재하지 않는 내용이다.
- 검찰 버전 '정영학 녹취록'
남자1(김만배) : 한구 형이 고생을 했지, 최윤길 의장하고.
정영학 : 네, 네, 네. 그,
남자1(김만배) : 이상훈 선배하고 용이하고. 근데,
정영학 : 강한구 위원장님이 이렇게까지, 저희는 못 했었거든요. 할적에. 솔직히.
- 정영학 버전 '정영학 녹취록'
김만배 : 한구형이 고생을 했지. 최윤길 의장하고. 이삼우 선배하고. 그런데,
정영학 : 네, 네. 강 위원장님 이렇게까지 저희는 못했었거든요. 설득을.
'용이하고'라는 표현은 검찰 버전에서 새로 등장한 것인데, 2013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김용 전 부원장이 민간업자들과 유착해 역할을 한 것처럼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 전 부원장은 2013년 2월~2014년 4월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 시절 대장동 사업 편의 제공 대가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1억 9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과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김 전 부원장은 지난 8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사례②] "재창이형" 대신 "실장님"... 정진상 겨냥한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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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마이뉴스>가 단독 입수한 ‘대장동 사건에서의 검찰의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정영학 측 의견서에는 검찰이 자체적으로 만든 '정영학 녹취록'이 존재한다. 해당 녹취록에는 ‘용이하고’, ‘실장님’, ‘윗 어르신들’ 등의 표현이 원문에 없던 방식으로 추가되거나 대체됐다. |
| ⓒ 오마이뉴스 |
2013년 5월 16일 자 녹취에는 남욱 변호사가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9000만 원을 전달하고 그 상황을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 검찰 버전 '정영학 녹취록'
남욱 : 그러더니 인상을 퍽, 얼굴이 뻘개갖고 들어와요.
정영학 : 예
남욱 : 그래갖고 한 잠깐 얘기하고 있다가 그냥 좀 뭐 없는, 없, 없, 없, 그냥 없었던 일처럼 하더니,
정영학 : 예.
남욱 : 이제 실장님 얘기를 꺼내더라고요.
정영학 : 예, 예. 거기가 방이 여러 개 있나 봐요.
남욱 : 방이 많더라고요, 그 안에.
정영학 : 그 일, 일식집?
남욱 : 일식집이 아니라 술집이더라고, 5층이.
하지만 원본 녹취에서는 "실장님"이 아닌 "재창이형"으로 기록됐다.
- 정영학 버전 '정영학 녹취록'
남욱 : 그러더니 인상을 빡, 얼굴이 빨개갖고 들어와요. 그래갖고 한 잠깐 얘기하고 있다가 그냥 좀 없었던 일처럼 하더니, 이제 재창이형 얘기를 꺼내더라고요.
해당 내용은 지난 5월 19일 대장동 사건 공판에서 재생됐다. 검찰은 '실장님은 정진상 실장을 의미하냐'라고 증인 정 회계사에게 물었다. 정 회계사는 망설임 없이 '재창이형'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정 회계사 답변에도 해당 부분을 2번이나 재생하여 다시 들어봤다. 하지만 정 회계사는 계속 "재창이형으로 들린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남욱 변호사에게도 확인했지만, 남 변호사 역시 "재창이형을 얘기한 게 맞다"며 "그날 (유동규가) 9000만 원을 들고 다른 방에 갔다 와서 빈손으로 온 뒤 재창이형을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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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고공판 출석하는 남욱 변호사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남욱 변호사가 10월 3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남 변호사는 지난 2022년 11월 21일 법정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현금 9000만 원을 전달했고, 그 돈이 이 대통령 측 최측근들에게 간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증언한 바 있다. "(유 전 본부장이) 9000만 원을 받자마자 다른 방으로 가서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몰랐는데 '형들'인 것으로 생각했다", "유동규가 나중에 '높은 분들'에게 드려야 할 돈이라고 언급했다"라고도 했다. '형들'이 누구냐는 검찰 질문에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남 변호사는 지난 8월 12일 정 전 실장 공판에서 '형들'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유동규가) 형들한테라고는 안 했다. 약속한 게 있는데 안 주면 곤란하다는 게 워딩이었다"라고 했다. "형들이라는 발언이 처음 나온 것은 돈 지급할 때 나온 게 아니라, 그 이후에 언급한 것"이라면서 "2022년 이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처음 들었다"라고 말했다.
[사례③] "윗 어르신들"... 실제는 "위례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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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마이뉴스>가 단독 입수한 ‘대장동 사건에서의 검찰의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정영학 측 의견서에는 검찰이 자체적으로 만든 '정영학 녹취록'이 존재한다. 해당 녹취록에는 ‘용이하고’, ‘실장님’, ‘윗 어르신들’ 등의 표현이 원문에 없던 방식으로 추가되거나 대체됐다. |
| ⓒ 오마이뉴스 |
또 다른 의혹은 2013년 8월 30일 녹취와 관련돼 있다. 검찰은 남욱 변호사가 "윗 어르신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을 겨냥한 핵심 정황으로 제시한 것이었다.
- 검찰 버전 '정영학 녹취록'
남자1(남욱) : 문제, 예. '문제만 없으면 상관없다.'
정영학 : 음...
남자1 : '내부적으로 니가 알아서 할 문제, 할 문제고 윗 어르신들이 너 결정한 대로 다 해줄 테니까.'
정영학 : 예, 음
남자1 : '그렇게 직원들한테도 너 준 일정대로 그렇게 진행하게끔 그런 구조로 진행할 거라고.'
하지만 정영학 녹취록 원본에서는 청취 불능으로 표기됐다. 다만, 문맥상으로 '위례신도시'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분 역시 지난해 5월 7일 대장동 재판에서 재생됐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이 대통령과 정 전 실장, 김 전 부원장을 지칭하는 "윗 어르신들"이라는 단어를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위 '성남시 수뇌부'가 민간업자들과 유착해 위례신도시 사업자 내정을 승인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남 변호사는 "윗 어르신이 아니라 위례신도시를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해당 부분은) '위례신도시 너 결정한 대로 다 해줄 테니까'이다"라며 "이 전체가 위례신도시라는 말이다"라고 증언했다.
검찰이 수사 방향에 맞춰 녹취 일부를 조작하거나 의도적으로 왜곡했을 가능성을 제기되는 대목이다. 정영학 측은 의견서에 "검찰은 정진상과 김용을 구속하기 위하여 녹취서를 조작했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