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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이 지난 1월1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국회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12·3 불법 계엄 당시 전방부대 통솔 권한을 갖고 있었던 강호필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이 지난해 7월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내 정치 상황과 관련해 “군을 동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 전 사령관은 지난 1월 국회에서 계엄 계획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밝혔지만 거짓 증언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13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체포 동의요구서’에 적힌 윤 전 대통령 등의 계엄 모의 정황을 보면, 강 전 사령관은 지난해 7월10일 해외 순방 중이던 윤 전 대통령을 미국 하와이의 한 호텔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당시 대통령 경호처장)과 함께 만났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한동훈은 빨갱이다”라고 말하고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을 비난하면서 강 전 사령관에게 “군이 참여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체포 동의요구서를 보면 강 전 사령관은 귀국한 뒤인 같은 해 7월12일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윤 전 대통령의 이 발언을 전하며 “분위기가 상당히 위험한 것 같다. 장관님이 막아야 한다”, “조치를 해달라. 대통령이 군을 정치에 끌어들이려 하고 김용현이 위험한 발언을 하며 동조를 강요하니 나는 전역하고 싶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전 장관은 이에 대해 “이 자식들이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며 “내가 조치할 테니 너는 전역할 생각하지 말고 업무에 충실하라”는 취지로 답한 뒤 당시 경호처장인 김 전 장관에게 연락해 항의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강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계획을 우회적으로 전해듣고 이를 걱정한 대목으로 풀이되는데, 이는 그가 윤 전 대통령의 불법계엄에 대해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것과 배치된다. 그는 지난 1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12·3 비상계엄 관련 내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지작사가 병력 출동이나 어떤 임무를 받은 바가 분명히 없다”고 말했다.
강 전 사령관은 계엄 직후 이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당시 실제 부대를 출동시키지 않아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검찰 조사결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계엄 한 달 전쯤 휴대전화 메모장에 ‘ㅈㅌㅅㅂ(지상작전사령관, 특수전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 방첩사령관) 4인은 각오하고 있음’이라는 메모를 적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들 네 사령관과 서울 삼청동 안전가옥(안가)에서 저녁식사를 했고 이 자리에 동석한 김 전 장관이 강 전 사령관을 포함한 이들 네 사령관을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는 장군”이라고 소개한 것으로도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