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살릴 카드, 오픈 카지노"…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이 꺼낸 금기어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481546?sid=102

새만금개발공사 나경균(66) 사장이 새만금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출입할 수 있는 이른바 ‘오픈 카지노’ 도입을 공식 제안했다. 새만금개발청과 함께 사업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장이 그간 국내에서 금기(禁忌)로 여기던 내국인 카지노 추진을 공론화하면서 지역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새만금개발공사는 새만금 산업단지 개발과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 재생에너지·관광 사업 등을 추진하는 공공기관이다. 시민단체는 “도박 산업 유치는 위험하다”고 반발했다. 일각에선 “지역 발전 동력”이란 시각도 있다.
나 사장은 최근 언론 기고·논평에서 “(새만금을) ‘사람과 자본이 모이는 공간’으로 전환할 전략이 필요하다“며 “오픈 카지노 유치는 모범 답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만금은 신항만, 전주-새만금 고속도로 등 교통 여건이 해마다 개선되고 있지만, 관광객이 편히 즐기고 여가를 누릴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트가 부족하다”면서다. 새만금 개발 방향을 산업 중심에서 카지노와 숙박·쇼핑·해양레저·컨벤션을 한데 묶은 복합리조트(IR, Integrated Resort) 등 관광·문화 중심으로 확장하면 관광객과 소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나 사장 발언의 핵심이다. 그는 “도박 중독 방지, 사회 환원 기금 조성, 청소년 출입 제한 등 안전장치를 병행하면 부작용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했다.



나 사장은 10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올봄 세계적인 복합리조트 기업인 ‘갤럭시 마카오’의 회장을 만나 ‘한국이 법을 개정해 새만금에 카지노를 허용하면 10조원 이상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며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등 글로벌 리조트 기업 여럿도 새만금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만금은 중국 10억 인구가 2시간 내 접근이 가능한 최적의 투자지”라며 “아직 공사 이사회 의결 등 공식 절차를 거친 것은 아니지만, 잼버리 부지(270만 평)와 인근 관광레저단지(560만 평)를 합쳐 약 900만 평(2980만㎡, 여의도 1.5배)에 글로벌 테마파크와 MICE(회의·전시·박람회 등 행사)·K콘텐트 공연장·스포츠 콤플렉스 등을 아우르는 복합 관광단지 개발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정치적 의도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정치인이 아니다”며 “김관영 전북지사를 비롯해 여야 인사 다수와 의견을 나눴고, 특히 새만금사업범도민지원위원회·새만금코리아 등 일부 단체 간부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새만금개발공사는 다음 달 국회에서 시민단체·학계와 함께 ‘오픈 카지노 도입 공론화 심포지엄’을 열어 찬반 토론을 할 계획이다.

지역 정치권은 신중한 분위기다. 김 지사는 국회의원 시절인 2016년 내국인 출입 카지노 도입을 담은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당시 송하진 지사와 시민단체 반대에 부딪혀 철회했다. 김 지사는 2023년 7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가 전북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면서도 “도민 공감대 없이 추진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도내 시민단체는 펄쩍 뛴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이창엽 사무처장은 “새만금 개발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새만금 개발의 성공 방법으로 도박 산업을 유치하겠다는 것은 새만금뿐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전북도와 인근 광역자치단체까지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도민 전체가 반대해 무력화시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다시 카지노 얘기를 꺼내면 불필요한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외려 새만금 개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슷한 논의는 부산에서도 진행 중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지난 3월 ‘부산형 복합리조트 유치를 위한 전문가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가덕도 신공항 개항과 맞물려 지역 경제의 한 축인 관광·MICE 산업을 견인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며 오픈 카지노 유치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부산상의는 2017년 오픈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유치하려 했지만, 시민단체 반발로 사실상 중단됐다. 법·제도적 장벽은 여전히 높다. 현행법상 국내에서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는 강원랜드 한 곳뿐이다. 관광진흥법과 사행행위규제법을 동시에 손봐야 해 국회 입법 없이는 추진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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