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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에서 바라본 종묘. 연합뉴스서울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인근에 30층 넘는 고층 건물을 허용하는 재개발 계획을 공표해 논란인 가운데,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종묘 맞은편에 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종묘의 세계 유산 등재가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6일 밝혔다.
허 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 질의에서 서울시가 지난달 종교 맞은편 재개발 사업지인 세운 4구역의 건축물 최고 높이를 145m로 상향한 것과 관련해 “실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허 청장이 세운4구역 재개발이 종묘에 미칠 영향에 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 계획을 고시하며 세운4구역의 건물 높이는 종로변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 71.9m에서 141.9m로 각각 변경했다. 청계천변의 기준을 이전보다 두 배 높여, 종묘 맞은편에 142m 높이의 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서울시가 고시한 건물 최고 높이는 인근에 있는 종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허 청장은 이날 “저희들이 2006년부터 서울시에 여러 차례 공문을 보내고, 회의를 거치면서 유네스코 권고안을 따르라고 말씀드렸지만 아쉽게도 (서울시는) 특히 아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간에 39층, 40층을 올린다고 변경 고시했다”며 “(세계 유산 등재 취소 등) 부정적인 영향을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허 청장은 서울시가 유네스코 권고를 무시하고 건축을 강행할 경우 세계유산으로서 종묘의 지위가 어떻게 될지 묻는 질의에 “세계유산에서 취소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다”며 “100m인가 180m인가, 혹은 그늘이 있냐 없냐가 문제가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세계유산을 물려줄 것인가 아니면 콘크리트 빌딩을 물려줄 것인가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종묘는 조선 왕조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위패·지방·사진 등)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으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