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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승아가 자주 묻던 질문이 있습니다.
TV가 사람이면 어떤 사람이었을까?
겨울이 사람이면? 돈까스가 사람이면?
조금은 귀찮았지만 티내지 않고 잠시 생각하는 척 하다가 아무거나 답해줬습니다.
그러다 한번은
"야구가 사람이면 어떤 사람이었을 것 같아?" 라고 묻더군요.
평소처럼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야구가 사람이라면 어떤 인연이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한없이 좋을 때도 있었고 뜻대로 되지 않아 배신자 같을 때도 있었으며 커다란 기쁨인 적도, 상처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야구는 자식 같았습니다.
선수로서의 마지막 자리까지 와서 돌아보니 어쩌면 아닐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망설이고 주저하던 열 살 짜리가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일단 해보고 부딪쳐보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려운걸 피하는 대신 견디고 버티면서 시간은 어짜피 간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불편한 것을 참을 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전부 야구를 하면서 배운 것들입니다.
그래서 야구가 사람이라면 가끔은 놈 자가 붙는 자식이 아니라 님 자가 붙는 부모였을 것 같습니다.
나를
좀 더 멋진 어른으로 키워줘서 감사합니다. 야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