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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관의 독립적인 사법권 행사 저해"
국힘 "위헌·반민주적 발상, 사법부 흔들기"

대법원 전경. 강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부당한 기소·판결을 내리는 판·검사를 처벌하는 '법 왜곡죄' 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대법원이 법 왜곡죄는 권력이 사법부를 장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이 대법원으로부터 확보한 '법 왜곡죄 법안'(형법 개정안)의견서에 따르면, 대법원은 제22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 왜곡죄 법안들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회신했다. 앞서 민주당 이건태·민형배·김용민·박찬대,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등이 법 왜곡죄를 각각 대표 발의했다. 법안들은 판·검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사건의 처리를 지연하거나 잘못된 사실관계에 법을 적용해 기소, 유죄
판결을 내릴 경우 처벌토록 했다.
대법원은 법 왜곡죄는 권력이 사법부를 장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법 왜곡죄를 도입할 경우 재판과 관련한 불법행위를 범한 법관을 처벌대상으로 하는 만큼 사법부 독립을 약화시킬 수 있고 권력이 사법부를 장악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법 왜곡죄는 신권과 왕권 등을 수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며 "정치적 이슈가 되는 사안일 경우 법관의 소신 있는 재판에 대해서
법 왜곡죄 혐의를 씌울 위험성이 있고 법관의 독립적인 사법권 행사를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대법원은 "넓은 범위의 행위들을 '법 왜곡'으로 묶어 표현하는 것은 무엇을 처벌할 것인지 불분명할 뿐 아니라 법관의 직무수행을 지나치게 위축시켜 건전한 상식과 경험을 반영한 전향적 판결의 등장, 소수자 인권보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사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경우 '법 왜곡'을 주장해 불필요한 고소‧고발이 남발되고 법적 안정성에 문제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도 했다. 또 검사의 공소제기 과정에서 '법 왜곡'을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 것인지도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법 왜곡죄 도입 추진을 '사법부 흔들기'로 규정하고 입법이 본격화될 경우 당력을 집중해 막겠다는 입장이다. 주 의원은 "정부·여당이 원하는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제도를 바꾸겠다는 것은 위헌이자, 반민주적 발상"이라며 "정치가 법 위에 서고 피고인이 사법 제도를 좌지우지하는 나라는 법치국가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