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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단독] ‘스파이 서약’ 받은 런베뮤…“이직한 근무지 정보 제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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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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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0대 노동자가 주 80시간에 가까운 노동에 시달리다 지난 7월 숨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 회사가 노동자에게 쓰게 한 ‘영업비밀보호 서약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회사 쪽은 “레시피를 보호하기 위해 서약서를 받았다”는 입장이지만, 해당 서약서에는 인사나 노무에 관한 사항을 비롯해 “임직원 활동과 그에 수반되는 부수 내용”도 영업비밀로 담겨 있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서약서 내용을 위반할 경우, 관련법 규정에 의거 어떠한 민형사상 처벌도 감수할 것을 서약한다. 중대한 사항의 경우 일억원을 위약벌로 지급하기로 한다”는 대목도 서약서에 있어, 노동자가 초과근무 등 피해 사실을 외부로 알리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28일 한겨레가 입수한 엘비엠(런던베이글뮤지엄 운영사)의 ‘영업비밀 서약서’를 보면, 회사의 영업계획이나 제품 레시피, 제품 기술자료, 영업 방법 등이 영업비밀로 분류돼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임직원 활동과 부수내용’ ‘인사 및 노무에 관한 내용’ ‘기타 회사 측이 영업비밀로 인정한 일체의 사항’도 영업비밀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특히 서약서에는 “퇴사일로부터 1년간 이직한 근무지에 대한 정보를 회사에 제공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노동자가 회사를 옮기더라도 옮긴 회사에 대한 정보를 1년 동안 엘비엠에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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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입수한 엘비엠(런던베이글 뮤지엄 운영사)의 ‘영업비밀 서약서’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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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입수한 엘비엠(런던베이글 뮤지엄 운영사)의 ‘영업비밀 서약서’ 9호

 

 

위약금도 명시돼 있다. 서약서에는 “만일 위 내용을 위반할 경우 근로계약의 즉시 해지 및 민·형사상의 처벌이 발생될 수 있으며, 중대한 사항(레시피, 사업정보와 같은 기밀유출, 자사 제품을 활용한 창업 및 컨설팅 행위 등)의 경우 금 일억원을 위약벌로 지급하기로 한다”고 돼 있다. 계약서 말미에도 “본 서약서는 회사 자문 변호사의 자문을 통해 적법하게 작성됐으며, 위 서약을 위반할 경우 부정경쟁방지법과 기타 관련법에 의해 어떠한 민·형사상의 처벌도 감수할 것을 서약한다”고 돼 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논란’은 지난 7월16일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 숙소에서 노동자 정아무개(26)씨가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에서는 사인으로 단정할 질병이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들은 정씨의 스케줄표와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토대로 그가 숨지기 일주일 전부터 주 80시간에 이르는 초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엘비엠은 “(정씨가) 매장오픈을 앞두고 바쁜 상황에서 본사가 파악하고 있지 못한 연장근로가 있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주 80시간까지 연장근무가 이뤄졌다는 유족의 주장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4년 5월 입사한 고인의 13개월 동안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44.1시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족이 주장하는 정씨가 숨지기 일주일 전의 노동시간이 아니라 정씨가 근무한 기간 전체의 노동시간을 제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서약서 내용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고 지적했다. 윤지영 변호사(직장갑질119 대표)는 “서약서에 담긴 ‘중대한 사항’의 범위를 명확히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원들 입장에서는 위약벌이 두려워 근로조건을 외부에 발설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며 해당 서약서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종수 노무사(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사무처장)는 “영업비밀이라고 정한 내용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며 “손해배상액수도 실제 손해가 발생한 액수, 재직 당시 노동자의 지위나 알 수 있었던 정보의 내용, 유출한 영업비밀의 내용, 이로 인해 노동자가 얻은 이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원이 결정하는 것이다. 일한 직원마다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해 1억으로 정한 것은 이 서약의 목적이 영업비밀을 보호하려는 것을 넘어 입막음에 있는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엘비엠 관계자는 “식음료 회사이다 보니, (직원이) 퇴사한 뒤 비슷한 업종으로 우리 레시피를 활용한 사례가 있어서 레시피 보호 장치로 해당 서약서를 만들어 사인을 받고 있다”며 “(서약서는) 레시피도 회사의 자산이라는 개념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 직원들에게도 이번 사건(과로사 논란)에 대해 아는 대로 얘기해도 된다고 말했다”며 노동조건과 관련해 ‘입막음’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서약서 내용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 내용은 회사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259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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