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586/0000114705?sid=001
의붓딸 "가정 깨질까 두려워 참을 수밖에 없었다"
대전에서도 친족간 성폭행 사건 발생…'징역 8년'

법원 로고 ⓒ연합뉴스
10년 넘게 의붓딸을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5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28일 시사저널이 입수한 이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부장판사 김세현)은 지난 2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며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을 성적 착취의 공간으로 만든 반인륜적 범행"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2014년부터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던 사실혼 관계 여성의 딸 B양(당시 11세)을 10년간 반복적으로 강간 및 추행했다. "엄마와 동생 모르게 둘만의 비밀 놀이를 하자"고 유혹하며 피해자에게 성행위를 강요한 A씨는 B양이 울며 거부하자 "엄마가 널 버릴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B양은 "가정이 깨질까 두려워 참을 수밖에 없었다"며 피해 상황을 밝히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B양은 친부와 친모의 이혼 과정에서 친모와 헤어질 뻔한 트라우마가 있었던 상태였다.
A씨는 B양의 여동생 C양(당시 9세)에게도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C양에게 "가슴 모양을 잡아줘야 한다", "유방암 예방을 위해 만져줘야 한다"는 등의 말을 하며 강제로 추행했다. 이후엔 "어른이 되는 과정이다"라며 유사성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인면수심 행위는 계속됐다. A씨는 밤마다 B양의 신체를 더듬었다.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귀신이 너를 괴롭혀서 물리쳐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B양은 "부끄러워 속옷을 혼자 몰래 빨았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도 이어갔다. A씨는 "엄마는 너보다 나를 더 좋아한다", "너만 참으면 동생은 안전하다"는 말로 미성년자인 B양을 세뇌시켰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스스로 범행을 자백했다"며 자수 감경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가 이미 모친에게 사실을 털어놓은 뒤 고소가 임박한 시점에서 자수했을 가능성이 높기에 진정한 자수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고인은 계부의 지위에서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저버렸다"며 "경제적·심리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피해자를 성적 욕망 해소의 도구로 삼았다"고 질책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가정 내에서 반복적 성폭행에 시달리며 받은 상처는 회복이 어렵다"며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 신상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A씨의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은 내리지 않았다.
부친이 딸을 성폭행한 사건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대전에서도 50대 아버지가 5년간 미성년자인 친딸을 성폭행해 징역 8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 사건을 심리한 대전지법 홍성지원 형사1부(나상훈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지적장애 3급으로, 이 사건 범행에 영향을 미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