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장을 방문하면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체인소맨: 레제편' 등 일본 애니메이션이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또한 지금은 종영됐지만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F1 더 무비' 또한 한국에서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국산 영화의 흥행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최근 개봉한 국내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은 약 312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다. 하지만 ‘전지적 독자 시점'은 올해 7월 23일 개봉 이후 8월 27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약 106만 명에 그쳤다. 손익분기점 관객수 600만 명에 턱없이 모자란다. 관객들의 반응 또한 냉담했다. 화려한 시각효과와 인기 웹소설 원작이라는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원작의 느낌을 살리지 못하고 이야기에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구글 평점 1.7점, 왓챠피디아 평점 2.0점으로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2020년에 시작해 2023년에 종료된 코로나 팬데믹이 영화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관객이 극장을 찾을 수 없는 시기가 길어지면서 제작과 배급 모두 위축됐다. 그 사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대형 OTT 플랫폼이 급격히 성장하며 관객의 시선은 영화관이 아닌 집 안으로 옮겨갔다. 이제 사람들은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특별한 경험보다는 언제든 볼 수 있는 편의성을 중시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만으로는 현재 한국 영화의 부진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앞서 예시 들었던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F1 더 무비'는 극장에서 성황을 이뤘기 때문이다.
관객이 떠난 진짜 이유는 외부 환경이 아니라, 영화가 더 이상 관객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관객이 극장을 떠난 이유는 어렵지 않다. 과거엔 영화관에 가서 재밌는 영화를 보는 것이 특별한 경험이었다. 기술이 발전하고, 볼거리가 많아져도, 결국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재미있는 영화다. 박찬욱 감독의 말처럼, 답은 외부에 있지 않다. 관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선, 영화가 먼저 진심을 보여야 한다. 결국 스크린의 불빛을 다시 켜는 것은, 언제나 영화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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