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198405?sid=001
경찰청장 대행 "해외거점 범죄조직 끝까지 추적·검거"
50대 남성 현지서 숨진채 발견
모집책으로 일하다 내부 고발
한달 전 귀국 추진했지만 불발
정부, 전세기로 송환 추진
국감서 질타 받은 경찰청장 대행
"인력 100명 투입해 전방위 수사"
구인·구직사이트 감시 강화도

< 텅 빈 범죄단지 > 캄보디아 경찰이 지난 16일 수도인 프놈펜 인근 타케오주에 있는 한 범죄단지 내부를 순찰하고 있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이날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만나 한국인을 겨냥한 각종 범죄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캄보디아에서 중국계 범죄조직으로부터 지속해서 살해 협박을 받아온 50대 한국인이 지난 6월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숨진 남성은 올해 2월까지 포이펫의 한 범죄단지에서 강제 노역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외 거점을 둔 범죄조직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17일 경찰과 외교당국에 따르면 50대 최모씨가 캄보디아 현지에서 6월 5일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숨지기 한 달 전인 5월부터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을 찾아 영사 면담을 요청하는 등 귀국 지원을 호소했으나 끝내 먼 타국에서 불귀의 객이 됐다. 그는 당시 본지 기자에게 “중국 일당에게 감금, 폭행, 살해 위협을 당하고 있고 이를 피해 도망치고 있다”며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도와달라”고 말했다.
최씨는 작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캄보디아 포이펫 지역의 한 범죄단지 ‘로맨스 스캠’ 조직에서 모집책으로 활동한 혐의를 받았다. 이 때문에 울산경찰청으로부터 수사를 받았다. 최씨가 숨진 뒤 울산경찰청은 외교부를 통해 최씨의 사망 사실을 통보받았고 이후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
최씨는 생전 자신이 속한 조직의 피싱 피해자들에게 직접 연락해 총책 등에 대한 결정적 제보를 하는 등 내부고발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 조직으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 모임의 대표 이모씨는 “최씨의 내부고발 덕에 총책과 나머지 조직원까지 특정할 수 있었다”고 했다.
캄보디아 범죄조직과 연루돼 숨진 한국인 사망자는 최소 3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국경을 맞댄 베트남 지역에서 30대 한국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8월에는 캄포트주 보코산 지역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이 고문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
정부는 캄보디아에서 범죄와 연루된 혐의로 현지 구금된 우리 국민을 국내로 송환하는 절차에 나섰다. 이날 오후 7시20분께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전세기가 캄보디아로 출발했다. 전세기는 18일 새벽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 도착할 예정이다. 캄보디아 이민청에 구금된 한국인은 총 63명으로 이 가운데 4명이 송환된 상태다. 7월과 9월 현지 경찰의 두 차례 단속 결과 검거된 범죄 혐의자다.
이날 열린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도 캄보디아 사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지 보도를 인용해 “국내에 머무는 훈센 정권의 반체제 인사가 국내에 체류하는데 (캄보디아 정부가) 송환을 요구했다”며 “정치적인 이유로 (자국민에 대한 송환 등) 각종 절차가 지체됐다”고 지적했다. 이광희 민주당 의원도 “연이자 5300%의 불법사채에 시달리던 청년이 ‘캄보디아로 가면 빚을 탕감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출국했고 납치·감금됐다”며 “불법사채가 국제 인신매매로 연결된 범죄 사슬을 끊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직무대행은 “다음주 현지 경찰과의 양자 회담을 통해 코리안데스크 설치와 상시 공조체제를 구축하겠다”며 “캄보디아 내 우리 국민에 대한 취업사기·감금 범죄에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캄보디아 범죄단지로 한국인을 유인하는 온라인 구직 사이트의 단속도 강화할 방침이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구인·구직 사이트를 보면 (동남아시아의) 다른 나라에서 모집을 시작하고 있는데 인근 국가로 (납치·감금 범죄가) 번지면 어떻게 대응하려고 하느냐”고 묻자 유 직무대행은 “100여 명의 경찰 인력을 투입해 전방위적인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