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2위 항공사 웨스트젯이 지난 9월 23일 황당한 객실 개편안을 발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항공사들의 수익성 개선 노력이 소비자의 기본 편의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흐르자 국내 소비자들의 우려도 커졌다.
개편안의 핵심은 표준 이코노미석을 등받이가 고정된 좌석으로 바꾸고, 등받이를 젖히는 기능은 프리미엄이나 익스텐디드 컴포트 같은 상위 좌석을 구매해야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웨스트젯은 이번 개편으로 좌석을 한 줄 더 늘려 좌석당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항공권 가격 외 부가 서비스로 수익을 내는 ‘언번들링(unbundling)’ 전략의 일환으로 사실상 좌석 젖힘 기능을 유료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불편의 유료화’는 해외 항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항공의 ‘3-4-3’ 좌석 배열 시도가 대표적이다. 대한항공은 777-300ER 항공기 일부의 이코노미 좌석 너비를 약 2.5cm 줄이는 대신 총 좌석 수를 291석에서 328석으로 늘리려 했지만, ‘닭장 좌석’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결국 대한항공은 지난달 7일 해당 계획을 전면 중단했으며, 이미 개조가 완료된 1대만 운영 중이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 역시 위탁 수하물, 좌석 지정, 기내식 등을 세분화해 유료로 판매하며 부가 수익 창출에 집중했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사전 좌석 지정을 유료로 운영하고 기내식과 음료를 판매한다. 티웨이항공 역시 운임 안내에 유료 부가서비스 항목을 명시했다. 항공권 가격 자체는 낮추되 필수적인 서비스를 유료화해 전체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비행기를 자주 이용하는 한 소비자는 "항공사들의 경쟁으로 티켓 가격이 저렴해졌다고 하지만, 막상 예약하려고 보면 수하물, 좌석 지정 비용이 추가돼 결국 비싸지는 기분"이라며 "이제는 좌석을 뒤로 젖히는 것까지 돈을 내야 한다면, 비행 내내 불편을 감수하라는 의미 아니냐"고 토로했다.
항공업계는 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 치열한 시장 경쟁 같은 경영 환경 악화로 수익성 확보를 위한 자구책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방식이 과거 기본 서비스였던 항목들을 유료로 전환하는 것을 넘어, 최소한의 편의까지 침해하는 수준에 이르자 소비자 불만은 더욱 커졌다.
항공사의 생존을 위한 수익성 개선 노력은 필요하지만, 그 방향이 소비자의 최소한의 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웨스트젯의 사례가 국내에 당장 도입되지는 않겠지만, 수익 극대화를 위한 항공사의 행보가 계속되면서 ‘하늘 위 안락함’의 가치는 앞으로 더 비싸질 전망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업계의 경쟁이 심화하고 외부 비용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부가 서비스 확대는 수익성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소비자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서비스와 가격 정책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https://www.newswork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8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