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70709?sid=001
해수부 ‘항만법 아닌 하천법 근거 개발 계획’ 입장
항만기본계획 수정안서도 서울항 조성 요구 미반영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3년 한 축제 현장에서 세빛섬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서울항’ 조성이 해양수산부의 항만기본계획 수정안에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말 발표 예정인 해양수산부의 제4차 항만기본계획(2021~2030) 수정계획에서 서울시가 요청한 ‘서울항 국내 여객부두 설치’ 안건은 최종 반영되지 않았다.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은 해수부 장관이 5년마다 전국 항만의 개발·운영 전략을 재검토해 조정하는 제도로, 해수부는 2023년 8월 1차 수요조사를 진행했고, 서울시는 같은 해 11월 ‘서울항에 국내·국제 여객터미널을 신설해달라’는 내용의 요청서를 제출했다. 서울시는 한강과 서해를 이어 국제 해양 관광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서울을 항구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데, 그 일환이다. 서울항은 2010년 국토교통부 고시로 지정된 영등포구 여의도동 85-6번지 일대다. 인근에 한강버스 여의도 선착장과 여의도 유람선 터미널이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월 국내외 해양관광네트워크 구축 관련 ‘서울과 여수, 물길을 이어 미래로 가다’ 비전을 직접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요청서에서 “인근 한강 아라호 유람선 선착장이 운항 중단으로 기능을 상실했다”며 “서울항에서 출발해 인천·제주 등 국내 주요 항만을 잇는 ‘한강 서해뱃길’을 완성해 수상 관광의 거점으로 도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 등과 연결되는 국제 여객부두와 터미널 계획도 장래 개발안에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다.
서해를 통해 한강으로 진입할 수 있는 5천톤급 선박(길이 130m, 폭 20m)을 기준으로 수요를 산출했고, 관광객은 2030년 16만명, 2040년 16만5천명 수준으로 전망했다. 총사업비는 부잔교(부유식 접안시설)와 여객이용시설 건설에 491억원, 항로와 선회장 준설에 288억원 등 총 779억원 규모로, 전액 시 재정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24년 초 해수부 내부 검토 과정에서 용역업체는 “서울항 국내 여객부두 설치는 항만기본계획에 반영할 사업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냈다. 항만법에 따른 항만개발사업이 아닌, 타 법령(하천법 등)에 근거한 개발계획으로 분류된다는 이유에서다.
해수부 관계자는 “서울항은 지방관리 무역항으로 지정돼 있으며, 국내 여객시설 설치는 하천법에 따라 추진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제항은 2030년 이후 개발계획으로 이번 수정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애초 서울시는 2026년 4월 여객항을 준공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 3월 국내 여객항은 2030년, 국제항은 2035년으로 일정을 한차례 연기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애초에 정부가 한강을 무역항으로 지정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국 62개 항만 가운데 강만을 기반으로 한 항은 서울항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서울항을 무역항으로 지정한 때는 이명박 정부 시절이다. 당시 서울시는 ‘서해뱃길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에 서울항을 무역항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고, 2010년 5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마포대교 남단 한강공원 둔치와 한강 수역 등 37만여㎡를 무역항만 부지로 지정하는 ‘항만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 내륙 도심에 항만이 지정된 것은 전국에서도 유례가 드문 사례로, 환경 훼손 우려 등 논란이 이어졌었다. 이 사업은 오 시장이 서울시장에 복귀하면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로 다시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항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위해 애초 6억원을 편성했으나, 타당성 조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예산은 12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항만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려면 항만법 적용이 필요하다”며 “내년 2월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시 반영 요청을 다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언한 ‘2030년 서울항 조성’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결국 한강을 시장 개인의 치적사업으로 포장해 시민 세금으로 연구용역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