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741759?sid=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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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알렉산드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끝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움직임에 노르웨이가 긴장하고 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민주적 권리를 증진하고 독재 체제를 평화적으로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위해 투쟁한 공로로 마차도를 202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마차도는 1901년 시상을 시작한 노벨평화상의 106번째 수상자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이 무산됐을 경우 노벨상을 시상하는 노르웨이가 외교적 파장을 대비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독립적인 위원회 구성과 (심사) 기간을 고려할 때, 대부분의 전문가와 관측자들은 트럼프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는 가운데 결과에 대한 그의 반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키르스티 베르그스퇴 노르웨이 사회주의좌파당 대표는 “노벨 위원회는 독립 기관이고 노르웨이 정부가 수상 결정에 관여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 사실을 아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우리는 그가 어떤 일을 벌일지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릴드 헤름스타드 녹색당 대표는 나아가 “평화상은 소셜미디어상의 분노나 협박이 아니라 지속적 헌신으로 받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지지한 것은 좋은 일이며 환영하지만, 뒤늦은 기여가 폭력과 분열을 오랜 세월 조장해온 사실을 없앨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노르웨이 칼럼니스트 하랄드 슈탕헬레도 트럼프 대통령이 수상에 실패할 경우 노르웨이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분담금 인상 압박, 최악의 경우 노르웨이 적국 선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노르웨이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지 못하면 양국간 외교적 난항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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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이 10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나 취재진을 향해 포즐르 취하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
오랜 기간 자신의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으로부터 노벨평화상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오바마는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에 상을 받았다”며 “나는 지난 9개월 동안 8개의 전쟁을 멈췄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자신의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이스라엘-이란, 파키스탄-인도 등 간에 벌어진 7개의 무력충돌을 자신이 끝냈다고 공언해왔고 전날 발표된 이스라엘-하마스 간 가자 평화구상 1단계 합의도 자신의 성과에 포함해 8개의 ‘전쟁’을 끝냈다고 말한 것으로 해석됐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끝낸 뒤 가진 기자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악의 대통령은 ‘졸린(sleepy)’ 조 바이든이었지만, 오바마도 좋은 대통령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수상 가능성을 낮춰 말하면서도 그는 물밑에서 활발히 움직였다.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은 전 나토 사무총장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재무장관에 전화해 “노벨평화상과 관세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상자 발표를 이틀 앞둔 8일 “그들(노벨위원회)은 내게 상을 주지 않으려는 이유를 찾을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상황이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7개의 전쟁을 해결했고, 8번째 전쟁을 마무리할 준비가 돼있다. 역사상 이렇게 많은 전쟁을 해결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합의를 거론했다.
외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수단 비상대응실, 국제형사재판소(ICC), 언론인보호위원회(CPJ) 등을 유력 평화상 수상 후보로 꼽는다. ICC와 CPJ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