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24일 ‘경력단절여성’이라는 용어를 ‘경력보유여성’으로 바꾸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여가위)를 통과했다. 현행법은 임신·출산·육아나 가족구성원의 돌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여성을 경력단절여성이라고 규정하는데, 돌봄‘노동’을 인정하지 않고 부정적 의미가 내포된 ‘단절’이라는 용어를 바꾸자는 취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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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 용어 외에, 가부장적 구조를 드러내거나 성차별적 요소가 담긴 생활 속 용어도 많다. 특히 명절마다 자주 쓰이는 가족 용어엔 기혼 여성은 출가외인이라는 인식과 남존여비 사상이 담겨있다. 예컨대 ‘며느리’는 덧붙여 기생한다는 뜻의 ‘며늘’과 ‘아이’의 합성어다. 오빠의 아내를 지칭하는 올케는 ‘오라비의 계집’이라는 뜻이다. 아버지 집은 친하다는 뜻의 ‘친가’지만 어머니 집은 바깥을 의미하는 ‘외가’다. 남편 집안은 높여 부르는 의미의 ‘시댁’이지만 아내 집안은 ‘처가’다. 기혼여성은 남편의 남동생을 ‘도련님’(기혼이면 서방님), 여동생을 ‘아가씨’라고 부르지만 기혼남성은 ‘처남’, ‘처제’라고 부른다.
이에 지난 2020년 국립국어원은 ‘도련님’, ‘서방님’, ‘아가씨’ 등의 호칭을 판단에 따라 이름 내지 ‘00씨’, 자녀가 있다면 ‘00(자녀이름) 삼촌·고모’라고 불러도 된다는 내용의 언어예절 안내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친할머니나 외할아버지 대신 지역 이름을 붙여 ‘부산 할머니’, ‘광주 할아버지’ 등으로 부를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난 6월 저고위의 용어 정비 계획에도 생활용어들이 포함됐다. 저고위는 특정 용어들이 가부장적이고, 여성과 남성의 성 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한다는 등의 이유로 ‘집(안)사람·바깥사람’을 ‘배우자’로, ‘시댁’을 ‘시가·본가’로, ‘친가·외가’를 ‘아버지 본가·어머니 본가’로, ‘친(외)할머니’는 ‘할머니’로 개선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서방님·도련님·아가씨’는 ‘이름+씨’ ‘(이름)님’, ‘동생’ 등 성평등한 용어로 바꿔 부르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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