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이후에도 전원 3시간 켜져 있어
불티 튀는 전동드릴 사용 가능성도

● 진화 당시 배터리 전원 켜져 있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화재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배터리 전원은 최초 화재 신고가 접수된 26일 오후 8시 20분으로부터 2시간 42분이 지난 오후 11시 2분에야 차단됐다. 화재 신고 이후 약 3시간 가까이 배터리에 전원이 공급된 상태였던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은 행정안전부와 국정자원 측이 “작업자가 UPS(비상전원장치)에서 전원을 끄고 작업했다”고 설명한 것과 배치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충격이나 마찰이 발생하면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위험이 커 작업 전 전원을 차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당초 작업자들이 전원을 끄지 않은 채 분리 작업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다시 제기됐지만 정부는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작업 과정에서 전동드라이버(드릴)가 사용됐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전동드라이버로 나사를 풀 때 튀는 불꽃이 리튬이온 배터리에 옮겨붙어 화재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전날 국회 행안위 소속 의원들이 현장 점검 후 가진 설명회 자리에서 의원들은 “당시 현장 관계자들이 배터리를 해체하는 데 드릴을 사용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불꽃이 튀어 화재가 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하는 게 맞는지 지침대로 한 것인지 의심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29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만약 불이 가연성 소재를 옆에 두고 전동드라이버를 사용할 경우 불꽃 방지를 위해 앞부분에 커버(마개)를 씌워야 한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불티가 튀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작업자들의 숙련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작업은 배터리 제조사가 아닌, 국정자원이 입찰을 통해 선정한 직원 6명의 영세업체가 맡았다. 배터리 보증기한인 10년이 지나면서 국정자원 측이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했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해당 업체는 대전 대덕구에 본사를 둔 소규모 회사였다. 기자가 29일 업체를 찾아가 보니 좁은 사무실에는 직원 1명만 남아 있었다. 직원은 “불이 난 건 들었지만 자세한 건 모른다. 대표와 직접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기자가 인터넷 업체 설명에 적힌 휴대전화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다만 이날 국정자원 관계자는 업체와 작업자의 전문성에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무자격 업체는 아니다”며 “작업자들도 모두 관련 자격을 갖춘 전문기술자였다”고 해명했다.
● 경찰, 불꽃 찍힌 CCTV 등 조사

불은 추가 인력이 투입된 대대적인 진화 작업 끝에 신고 21시간 40분 만인 27일 오후 6시경에야 완전히 꺼졌다. 이 과정에서 5층 7-1 전산실 대부분이 소실돼 정부 핵심 서비스 96개가 전면 중단됐다. 경찰 관계자는 “작업 구조에 하청과 배터리 전문업체가 함께 얽혀 있어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며 “정밀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naver.me/59U8R3o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