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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9천여 대 유지비만 눈덩이”vs“재난·취약계층 대비 개선 필요” 지적
오랜 세월 서민의 통신수단으로 각광받던 공중전화가 이동통신 확산으로 사실상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전국 공중전화는 1999년 56만 대에서 올해 1만9천 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용자는 급격히 줄었지만, 재난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보편적 역무'라는 이유로 정부는 여전히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중전화 유지·개선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공중전화 사업은 KT 자회사 KT링커스가 맡고 있다. 그러나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공중전화 부스 상당수는 불법 광고물 부착, 유리 파손, 쓰레기 투기 등으로 도시 미관을 해치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특히 30년 이상 된 기기들의 평균장애간격(MTBF)이 사실상 만료돼 관리 부실로 작동 불능 상태인 전화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형식상 설치돼 있지만 실제 사용할 수 없는 공중전화가 상당수”라며 “단순히 적자를 보전해주는 방식으로는 공중전화의 본래 역할을 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2022년 7월 기준 97%로 사실상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이로 인해 공중전화 사용률은 급감했고, 시민들은 공중전화 부스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재난이나 대형 사고 시, 공중전화는 여전히 대체 통신망 역할을 한다. 대표적 사례가 2018년 11월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다. 당시 서울 서대문·마포 일대 유무선 통신이 마비되자 일부 공중전화 앞에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정부는 공중전화를 '보편적 역무'로 지정해 전국 우편번호 구역마다 최소 1대 이상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적정 요금으로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공중전화의 이용률은 거의 전무해 운영 효율성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중전화 부스를 단순 통화 수단이 아닌 다목적 공공 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에는 심폐소생술 체험, 전기차 충전, 현금인출기, 여성 안전 기능 등을 결합한 '멀티 공중전화 부스'가 등장했다. 교통카드·신용카드로 통화할 수 있는 기기도 일부 설치돼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은 이번 국감에서 공중전화 운영의 지속 가능성, 손실 보전금 집행, KT의 관리·투자 의지 등을 집중 질의할 계획이다. 특히, '전국 1만9천여 대의 공중전화가 실제로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적자 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대책이 있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대에 맞지 않는 기존 PSTN 기반 노후 전화기를 LTE 기반 모델로 교체해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공공 인프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비상·대체 통신망으로서의 역할 강화와 함께 공공교통·복지·교육시설 등 필수 공간 중심으로 효율적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