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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남자 대학생이지만 잠시 임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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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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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호 인턴기자 = 지난 22일 오후 서윤호 인턴기자가 임산부 체험복을 입고 1호선 열차 내 임산부 배려석에 잠시 앉았다

 

 

지난 22일 오전 7시 '임신부 체험복'을 착용하고 출근길에 나섰다. 다음달 10일 '임산부의 날'을 앞두고 기자가 '손 들고 자원한' 체험 기사를 위해서다.

 

24세 남자 대학생인 기자가 앞으로 임신할 일은 없겠지만 그 어려움을 잠깐이나마 체험해보면 임신과 출산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임신부 체험복을 몸에 장착하기 전에는 '무거워 봤자 얼마나 무겁겠느냐'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4시 체험복을 벗었을 때는 마치 온종일 심한 막노동을 하고 온 듯 기진맥진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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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기자는 엘리베이터 없는 5층에 살고 있어 계단을 내려가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다. 조금만 방심해도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통에 벽을 잡고 걸어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집에서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까지는 걸어서 10분. 여기서 종각역에 내린 뒤 연합뉴스 사옥까지 다시 10분을 걸어가야 했다.

 

기온이 18도로 선선한 가을 아침이었지만, 노량진역에 도착하자 마치 한여름 뙤약볕이라도 맞고 걸어온 듯 이미 온몸에 땀이 맺혔다.

 

지하철에서는 빈 좌석이 없어 15분 내내 서서 가야 했는데, 조금만 흔들려도 중심을 잡기가 더 어려웠다. 평소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임산부 배려석'에 절로 시선이 갔다.

 

임신부 체험복을 입은 모습을 촬영해야 해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했지만 쉽지 않았다. "저기요"라고 말을 몇번 걸어도 기자의 '행색'이 이상해 보였는지 끝까지 눈을 피하며 다른 칸으로 이동하는 사람도 있었다.

 

종각역에서 내려 사거리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렸다. 평소라면 초록불이 켜지자마자 모퉁이에 위치한 카페에서 미리 앱으로 주문해놓은 커피를 챙겨 빨간불로 바뀌기 전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는 'ㄱ'자 형태의 횡단을 여유롭게 했다.

 

그러나 이날은 몸이 무거워 하마터면 횡단보도를 제시간에 건너지 못할 뻔했다. 전력 질주를 한 듯 힘들어 잠깐 멈추고 숨을 골라야 했다.

 

어디를 가든 계단이 문제였다. 평소 같으면 두 칸씩도 뛰어다녔지만, 이날은 조금만 가파른 곳이 나오면 몸이 천근만근인 탓에 천천히 움직여야 했다. 오르막도 등산하듯 느껴졌지만 내리막에서도 몸이 앞으로 쏠릴까봐 조심스러웠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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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업무를 하면서도 여전히 속은 더부룩하기 마찬가지였다.

 

움직임이 둔해진 탓에 커피를 바닥에 쏟기도 했다. 흘린 커피를 닦으려 몸을 숙였지만 배가 가로막혀 너무 힘들었다. 아예 의자에서 내려와 쪼그리고 앉아 닦는 것이 편하겠지만, 왠지 그러면 태아(?)에게 더 압박이 갈 것 같아 조심스러웠다.

 

연합뉴스에 도착해 편집국 책상 앞에 앉자 또다시 '이거 단단히 큰일 났구나' 싶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편안하던 의자가 마치 고문 도구처럼 느껴졌다.

 

무언가 아랫배를 깊게 압박하는 느낌이었다. 그 탓인지 가스가 찬 듯 속이 더부룩했고 민망하게도 '꾸르륵'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하필 다른 날보다 유달리 업무가 많았던 탓에 꾹 참고 2시간 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겨우 짬이 나 화장실에 갔지만 더 큰 고난이 찾아왔다. 체험복으로 배가 불룩하다 보니 전혀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들이 있었다. 허리를 굽히거나 아래를 내려다보는 등 모든 동작에서 '장벽'을 만났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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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집중하기 어려운 내근 업무를 마치고 저녁 취재를 위해 오후 4시에 회사를 나서 다시 지하철 1호선을 탔다.

 

러시아워가 아니었음에도 승객이 빽빽이 가득 차 있어 임산부 배려석 주변으로 이동하는 것도 어려웠다.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있던 한 중년 여성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시 그 자리에 앉아 사진을 촬영했다.

 

좌석 자체는 별다를 게 없었지만 임산부 배려석은 모두 모서리에 위치한 만큼, 옆에 몸을 받쳐줄 수 있는 칸막이가 있어 안정적인 느낌이었다. 실제 임신부들도 열차가 흔들릴 때 붙잡고 의지하기 좋을 것 같았다. 밀집된 사람들 사이에 껴 있다 1~2분이라도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하니 너무 편했다.

 

저녁 취재에 앞서 체험장비를 벗어놓으려 노량진 집에 들렀는데 자취방 건물 앞에 도착하자 진이 빠진 상태였다. 에베레스트처럼 느껴지는 5층 계단을 올라가 자취방에 들어서니 쓰러질 것 같았다. 답답한 데다 속 부글거림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았다.

 

체험장비를 풀 힘도 없어 그대로 바닥에 누웠더니 누군가 배 위를 밟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얼마 버티지 못하고 몸을 오른쪽으로 돌렸지만 역시 편하지 않았다.

 

체험복을 착용하면 불편함만 견디면 되지만, 정말로 태아가 뱃속에 있다면 아기에게 영향이 갈까 염려해 모든 행동이 훨씬 더 조심스러월 듯 했다.

 

건강한 20대 남성이 고작 9시간 체험에도 이렇게 힘든데, 영양분을 태아에게 공급하느라 몸이 약해진 여성이 이 무게를 품고 생활하는 어려움은 오죽할까 싶었다.

 

실제 임신부라면 자기 몸이 힘든 것보다도 아기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매 순간 긴장할 테니 그 고단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듯했다.

 

'고통과 어려움을 감수하는 모험'을 한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 온몸을 두들겨 맞은 듯 근육통이 덮쳤다. 목·어깨가 너무 뻐근했다.

 

(후략)

 

https://www.yna.co.kr/view/AKR20250924023400505?input=tw


 

 

산후조리 업체에서 대여해주는거고 무게는 약 6kg 6-7개월 태아를 기준으로 만들어진거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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