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대전환을 우리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변화를 인식하고, AI가 체화(體化, 몸에 배어 자기 것이 됨) 되고, 사회 속에 내재화 되려면, 그것(AI)을 뼛 속까지 받아 들여야 된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전 세계가 AI를 둘러싼 패권 경쟁에 돌입하면서,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인식 변화'였다. 급변하는 AI 시대, 우리는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까. 지난 17일 AI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분야 전문가인 최경진 가천대 법과대학 교수 겸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에게 해법을 들었다.
그는 "국민들, 사업자들이 이제는 오픈마인드(열린 마음)으로 AI를 두려워만 하지 말고, '기술을 사람들이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으면 한다"며 "(AI를) 과도한 SF(Science Fiction, 과학소설)적인 위험성이 아니라 현실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놓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서 AI 기술 발전과 데이터 혁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논의의 장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개최한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 첫 번째 주제 발언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데이터 혁신이 잘 이뤄지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슈로 '법적 불확실성'을 꼽았다. 또 저작권 분야에서 풀어야 할 과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규제로 인해 소송이 생겨나며, 실제 데이터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많다고 했다.
두 가지 관점을 예로 들었다. "어떻게 하면 '혁신으로 이익을 최대한 누릴 거냐'라는 관점에서는 (AI가 주는) 반작용이나 부작용이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게 많다. 여기에 케이스(사례) 중심으로 접근해서 '위험을 어떻게 통제할 거냐'는 관점으로 같이 고민하면, 결국 AI시대에 경쟁력을 가진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AI 3대 강국(G3)를 목표로 하드웨어 투자를 아낌없이 하고 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AI 전환의 성패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기반시설(인프라)을 구축하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장 확보에서, 2030년까지 20만 장을 사겠다고 했다.
최 교수는 "다 좋다, 문제는 아무리 (하드웨어가) 갖춰져도 거기에 투입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AI 모델을 잘 만들어내려면, 특화 모델이건 제너럴한 GPAI(General-Purpose Artificial Intelligence, 범용 AI)건 데이터가 필요하다. 데이터 혁신이 단시간 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더 중요한 것으로 '규제'를 언급했다. "짧은 시간 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규제) 장벽은 일단 다 없애주는 게 맞다"고 했다. 다만 저작권 생태계에 대한 고민, AI 도입 시 대체 되는 일자리 문제,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 이익 등을 보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AI가 절대 선은 아니다"면서도 "AI가 경쟁력을 갖추고 제대로 더 발전해 가야 되는데,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두고 너무 걱정하는 것도 문제"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그는 "(AI가) 올 수밖에 없는 미래라면,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써야 되고 발전시켜야 된다"며 "발전에 장애가 되는 건 일단 없애주되, 기존 이익을 해치거나 사람들의 기회를 앗아갈 수 있는 파트(부분)는 어떤 식으로 해결할 거냐를 함께 고민해야 된다"면서, 두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한시법 도입, 과감한 결단 필요... 집약적
우선 '한시적인' 법률 제정을 주장했다. "고민은 하되, 고민할 시간에 혁신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과제가 필요하다"면서 "한시적으로 3년, 5년 정도 시간을 두고 혁신에 대한 위험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제도적 뒷받침을 해주고, 그 기간 동안 AI 시대를 위한 대화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전략회의에서 "기업들은 저작권·개인정보 문제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다"면서 "특히 공정이용제도가 불확실하게 작동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텍스트·데이터마이닝(TDM) 면책 규정 같은 명확한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었다.
최 교수는 "지금은 집약적으로 혁신을 해야 할 때다. 당장 그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면서 "너무 논의만 하면서 뒤로 밀리면 안 된다"고 했다. 이유는 우리나라가 AI 후발주자이기 때문이란 것. 그는 "핸디캡을 극복하려면 집약적 혁신이 필요하고, 제도적인 노력과 함께 국민들이 다 같이 이해를 해줘야 된다"며 "지금 절체절명인 시기고, 위기 의식을 함께 느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한시적인 법률도 당장 효과가 나와야 한다"며 "발효 시기를 '6개월 이후' 로 할 것이 아니라, 재정 즉시 발효, 공포 즉시 발효 같은 걸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혁신 특례법을 한시법으로 해서 3~5년 동안 제도나 법에 위험성이 있는지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는 것. 위험 통제가 가능하면, 원래 법인 개인정보보호법이나 관련 법들을 아예 개정해서 AI를 특례로 하자는 설명이다. 만약 위험한 것 같으면, 특례를 바로 종료하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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