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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집에 가게 도와줄게” 눈물이 핑 돌았다…짝짝이 양말 어르신, 모두가 신고 버튼 부터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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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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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532305?sid=001

 

서초구 11일 치매환자신속발견 모의 훈련
9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가상 치매환자 귀가 도와


 

가상 치매환자가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지하1층에서 배회하고 있다. 박병국 기자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치매는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1일 오후 찾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인근. 한 60대 여성이 길을 잃은 듯 버스 정류소를 서성이고 있다. 핸드백을 가슴에 꼭 껴안은 채 이리저리 한참을 움직인다. 짝이 맞지 않는 슬리퍼와 양말, 초점을 잃은 듯한 눈동자에 어린아이 같은 말투, 한 눈에 봐도 몸이 불편해 보이는 노인이다.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이 이 여성을 한참 보더니 가까이가서 꼭 안아 준다. 이 시민은 “제가 가족을 찾아줄게요”라며, 여성 몸에 걸린 팻말의 전화번호를 꾹 눌렀다.

서울 서초구가 진행한 치매환자신속발견 모의 훈련의 일부다. 가상치매환자(이하 치매환자)가 거리를 배회하고, 시민들의 신고를 유도하는 식으로 훈련은 진행된다. ‘가족들이 찾고 있는 분입니다. 연락주세요. 경찰청 010-xxxx-xxxx.’ 치매 환자의 가슴 켠에는 팻말이 걸려 있다.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진행되는 훈련동안 총 9명의 시민들이 치매환자의 귀가를 도왔다. 공연을 보러 온 사람,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 점심을 마치고 직장으로 복귀하는 청년, 그리고 80대 노인까지…. 이들은 바쁜 걸음을 멈추고 신고 버튼을 누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모두 섭외되지 않은 사람들이다. 버스 정류소에서 신고 버튼을 누른 이선자(83) 씨는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며 “치매는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진행된 서초구 치매환자신속발견 모의 훈련에서 지나가는 직장인 노모(33) 씨가 환자 몸 팻말에 적힌 번호로 신고를 해, 환자의 귀가를 도왔다. 박병국 기자.



훈련은 치매환자가 예술의전당 2층 미술광장을 배회하며 시작됐다. ‘연락을 달라’는 워킹 배너를 든 보건소 관계자들은 치매환자와 함께 움직이며, 환자의 귀가를 독려했다.

치매 환자는 2층에서 예술의 전당 지하 1층 까지 내려갔다. 지하 1층 넓은 대기실 공간을 한참을 떠돈 치매환자는 걷다가 멈춘 뒤 허공을 바라보기도 했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의자에 가서 앉기도 했다. “언니 가방 예쁘네요. 제가 가족 찾아 줄게요 기다리세요.” 지인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러온 백정희(53)씨도 치매환자의 손을 잡고 신고 전화번호를 눌렀다. 백 씨는 “할머니가 치매환자였고 아버지 역시 노인성 질환을 앓으셨다”며 “배회하는 모습을 보니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이날 치매 환자의 행동과 옷차림은 실제 환자의 특성에 따른 것이다. 서초구 보건소 관계자는 “치매 환자들은 여름에 패딩을 입는다거나 겨울에 반팔을 입는 등 옷차림이 계절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신발이나 양말도 제대로 못 신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연기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날 훈련은 예술의 전당에서부터 배회를 시작한 치매환자가, 출발지로부터 420m 떨어진 ‘예술의마을’ 경로당까지 이동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편의점을 지날때는 물건을 산 30대 여성이 신고를 도왔고, 1992년생 남성 노모 씨가 치매환자의 손을 꼭 잡았다.

치매환자는 30분 넘게 예술의 전당 일대를 서성이다 경로당에 도착했다. 모의 훈련 시나리오상 배회의 종착지다. 치매환자가 경로당 외부 벤치에 앉자 신고자는 치매환자를 안심시킨 뒤, 경찰에 연락했다. 곧이어 경찰차가 출동했으며 두명의 경찰관이 할머니를 안내했다. 이날 치매 환자가 가족에게 인계되면서 끝이 났다. 치매환자를 연기한 배우 문현숙(64) 씨는 “경로당에서 나온 분이 내 손을 꼭 잡으며 ‘집에 가게 도와줄게’라고 할 때 눈물이 핑 돌았다. 나한테도 일어 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가상 치매 환자를 인계하고 있다. 박병국 기자



치매환자 신속발견 훈련은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치매환자 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으로 서울에 사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168만명 중 치매 환자는 16만6000명(9.88%)으로 10명 중 1명 꼴이다. 2030년 치매 환자는 23만6000(10.6%)으로 증가할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특히 한해에 실종된 사람 3명 중 1명이 치매환자라는 통계도 있다. 보건복지부·경찰청이 지난달 8월 처음 발간한 ‘실종아동 등 연차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접수된 관련 실종신고는 총 4만9624건 중 1만5836명(31.5%)가 치매 환자다. 아동은 2만5171명(51.5%), 장애인은 8315명(17.0%)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이번 모의훈련이 치매환자 실종 상황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치매환자와 가족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지역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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