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586/0000112067?sid=001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서 통신조회 진행…'수사 목적' 설명만 짧게 고지
보수·진보 성향 법조인뿐만 아니라 야당 정치인도 포함…통지 시점도 논란
검찰 관계자 "수사 진행 중일 수도 있어 통신조회 경위 소상히 밝히기 어려워"

검찰로부터 통신조회를 당했다고 밝힌 법조인·정치인들이 받은 문자메시지 ⓒ시사저널 양선영 디자이너·연합뉴스
검찰이 지난해 야당과 언론을 상대로 동시다발적 통신조회를 벌여 정치 사찰 논란을 자초한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광범위 통신조회를 실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18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최근 법조인과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가입자 정보(성명·전화번호 등)를 확인하기 위한 통신조회를 진행했다. 중앙지검은 조회 사실을 당사자들에게 통지하면서 "수사 목적"이라고만 설명했다.
조회 대상은 특정 진영에 국한되지 않았다. 보수 성향 인사와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은 물론 진보 성향 법조인까지 포함됐다.
국민의힘 소속 A씨는 "통신조회 대상자들과 접점이 없는데도 조회를 당했다"며 "과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법조인과 언론인을 상대로 무차별 통신조회를 했을 때도 문제였는데 왜 수사기관이라는 이유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재경지법 판사 출신 김모씨도 "검찰로부터 통신조회 사실을 통보받았다"며 "직접 항의하진 않았지만 불쾌하다"고 했다. 수도권 법원 판사 출신 B씨 역시 "수사 목적은 이해하더라도 일반인이었다면 상당한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은 수사와 재판 등을 위해 통신사에 이용자 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 이름·주민번호·주소·전화번호·가입·해지일 등이 포함되며, 주로 피의자와의 연락 여부를 확인하는 데 쓰인다.
문제는 통지 시점이다. 전기통신사업법은 수사기관이 조회 사실을 30일 내 당사자에게 알리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번에 통신조회를 당했다고 밝힌 취재에 응한 당사자들의 자료는 5월 중순경 제공됐다.
더 큰 문제는 당사자들이 어떤 사건과 관련해 조회를 당했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당사자에게 더 구체적으로 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기관이 '편의'를 앞세워 개인정보를 손쉽게 가져간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국가인권위가 "법원 허가가 필요하다"며 국회의장에게 제도 개선을 권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행 제도는 1978년 도입된 것으로, 유선전화조차 흔치 않던 시대의 법 체계라는 점에서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앞서 지난해 8월 검찰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상대로 통신조회를 실시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민주당 박찬대 직무대행은 "야당과 언론을 겨냥한 광범위한 정치 사찰의 배경을 밝혀야 한다"고 반발했다. 검찰은 "통상적 수사 절차일 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검찰은 통신조회를 당한 이들이 단순 참고인 신분일 수도 있기에 통신조회 사실을 고지하며 수사 목적에 대해 소상히 설명해주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수사 내용이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사기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수사의 밀행성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일 수도 있기에 상세히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설령 통신조회된 내용과 관련된 수사가 끝났다고 하더라도 통신조회 경위 모두를 밝히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