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태는 지난해 7월 발생했다. 큐텐그룹 산하의 이커머스 업체인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자에게 지급해야 할 돈을 유용하다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일으켰다. 이후 두 기업은 나란히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은 이들이 입점 업체에 지급하지 못한 대금은 1조2790억원, 피해 업체 수는 4만8천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티몬은 지난 6월 오아시스가 최종 인수해 재출발을 노렸지만, 피해자들의 반발로 재개장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인수자를 찾지 못한 위메프는 서울회생법원이 회생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누리집에 서비스 종료 안내 공지를 하는 등 사실상 파산 절차에 접어들었다.
피해자들을 옥죄는 것은 티메프가 주지 않은 ‘미정산 대금’만이 아니다. 티메프는 입점 판매자에게 대금을 정산해 줄 때 2∼3개월의 시차를 둬왔다. 판매자가 돈을 완전히 받기까지 최대 3개월이 걸렸다. 이 때문에 많은 판매자는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의 ‘선정산 대출’ 서비스를 이용해왔다. 티몬·위메프에게 받을 판매 대금을 담보로 은행이 먼저 돈 을 빌려주고, 이후 대금을 정산받으면 이들이 은행에 이자를 더해 갚는 방식 이다. 피해자 ㄴ씨는 “어떻게 보면 우리 돈을 5% 넘는 이자를 내며 빌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 고 말했다. ㄴ씨의 미정산 대금은 50억원가량, 은행에서 받은 선정산 대출은 30억원이 넘는다. 50억원을 믿고 땡겨쓴 30억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
신선식품 기업 오아시스가 인수한 티몬의 경우, 회생법원은 티몬의 채권 변제율을 0.75%로 정했다. 티몬 미정산 채권은 약 7456억원인데 갚아야 할 변제 금액은 56억원가량인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이마저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한다. 선정산 대출 계약 과정에서 법인 대표와 티몬이 연대보증(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대신 갚을 사람을 지정)으로 묶여, 피해자들은 후순위로 밀리고 은행이 먼저 티몬으로부터 변제를 받기 때문이다. 피해자 강아무개(43)씨는 미정산 금액 18억6천만원 중 1400만원 정도를 변제받을 수 있었는데, 이 가운데 선정산 대출을 해준 에스씨(SC)제일은행이 1천만원을 가져갔다. 강씨에게 돌아온 건 400만원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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