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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으면 버려"...'여고생 성폭행 사망' 막을 수 있었다 [그해 오늘]

무명의 더쿠 | 09-17 | 조회 수 10139

https://n.news.naver.com/article/018/0006117210?ntype=RANKING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7년 전 오늘 특수강간 혐의로 10대 남학생 2명이 구속됐다.
 

사진=KBS2 ‘제보자들’

2018년 9월 13일 오전 2시 10분께 당시 17살이었던 A군 등 2명이 전남 영광군 한 모텔 객실로 들어갔다. 16살 여고생 B양과 함께였다.

A군 등은 2시간 뒤 모텔을 빠져나왔고, B양은 14시간 뒤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긴급체포된 A군 등은 “B양과 소주 6병을 나눠 마신 뒤 합의하고 성관계를 했다”며 “모텔에서 나올 때 B양이 살아 있었으며 자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B양 시신 부검 결과 A군 등 2명의 DNA가 검출됐으나 외상, 약물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엎드려 있는 모습으로 발견된 B양은 음식물이 기도를 막거나 질식한 흔적도 없었다.

경찰은 B양이 평소 앓던 질환도 없어 알코올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부검을 의뢰했다. 그 결과,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판명됐다.

A군 등은 사전에 짜고 게임을 하며 1시간 30분 만에 B양이 소주를 3병 가까이 마시게 했고 만취한 B양을 성폭행한 뒤 방치한 채 모텔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애초 A군 등에게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한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강간 등 치사 혐의로 변경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형법상 특수강간 혐의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강간 등 살인 혐의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며, 살해 의도가 없더라도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면 특수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다만 A군 등이 소년법이 규정하는 만 18세 미만 소년범죄자이기 때문에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최대 징역 20년까지만 선고받는다.

이듬해 1심 법원은 A군 등 2명에게 각각 단기 4년 6개월∼장기 5년, 징역 2년 6개월∼징역 5년을 선고했다. 8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A군 등이 의도적으로 B양에게 술을 마시게 해 강간한 혐의는 인정했지만 B양의 사망 가능성을 예상하고도 방치하고 모텔을 빠져나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치사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 “A군 등이 의도적으로 만취한 피해자를 강간하고 실신한 피해자에 대한 구호 조치 없이 동영상 촬영까지 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면서도 “치사죄는 자신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의 사망을 예측할 수 있어야 책임을 물을 수 있다. A군 등이 피해자에게 술을 먹인 뒤 방치하고 모텔을 떠난 것은 사실이지만 병원에 옮길 만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등 사망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후 B양 측은 “B양의 알코올 섭취량은 치사량에 근접했다”며 “과도한 술을 마신 대학 신입생들의 사망 사고도 다수 보도되는 상황에서 피고인들이 사망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검찰에 항소 제기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중략)

청원인은 “사건 전 A군 등이 SNS에 ‘여자 XX 사진 들고 올라니까’처럼 범죄를 예고하는 듯한 댓글을 남겼다. 모텔에서 빠져나온 뒤 후배에게 연락해 ‘살았으면 데리고 나오고 죽었으면 버리라’는 말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A군의 아버지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우리 애 심성은 내가 제일 잘 아는데 착한 아이다. 아이가 잘못은 했지만 아버지로서 안타깝다. 애들이 (B양을) 죽이려고 한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8개월 뒤 열린 항소심에서 A군 등의 형량이 가중됐다. A군에게 징역 9년, 공범에게 단기 6년~장기 8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A군 등이 B양의 사망 가능성을 예상하고도 방치한 치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B양은 A군 등에 의해 과도한 음주를 하고 쓰러졌다”며 “A군 등은 강간을 한 후 움직임이 없는 피해자를 방치하고 달아나 치사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2020년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B양은 사건 한 달 전에도 남학생들한테 성폭행을 당했지만,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이를 단순 주취 사건으로 종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김창룡 경찰청장은 국회 행정안전위 국정감사에서 관련 지적에 “현장 경찰관이 최선을 다해서 철저하게 자기 임무에 충실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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