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onard vs. Pepsico, Inc.
소위 '미국판 파맛 첵스 사건'으로 불리는 이야기
때는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감
펩시는 코카콜라에게 늘 밀리는 만년 2인자의 자리로 유명한데,
그런 펩시가 잠시나마 1위의 영예를 누려본 것은 "팝의 황제" 故 마이클 잭슨을 모델로 기용했을 때였다

이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었던 펩시는 공격적인 마케팅에 정성을 기울였는데,
여기서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기게 된다
펩시는 펩시 포인트를 이용한 '펩시 스터프'라는 이벤트를 개최했는데, 이 행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펩시 한 상자(=24캔)은 10포인트다.
2. 75포인트를 모으면 티셔츠를, 175포인트를 모으면 셰이드(선글라스 비슷한 악세사리), 1,450포인트를 모은 응모자에게는 가죽 재킷을 증정한다.
3. 포인트가 부족하더라도 15포인트 이상 있으면 1포인트당 10센트로 환산하여 현금으로 지불 가능하다.
그리고 문제를 일으킨 조항은 다음과 같다.
4. 700만 포인트를 모을 경우 해리어 전투기 AV-8을 지급한다.

여기서 잠깐,
700만 포인트가 얼마나 터무니 없는 점수인지 알아보면 다음과 같음
'펩시 1,680만 캔'이 700만 포인트인데, 이걸 일렬로 세우면 서울에서 부산까지를 왕복할 수 있고 하루에 10캔씩 마셔도 다 마시는 데 대략 4,610년이라는 세월이 걸린다고 한다
더불어서 펩시를 그 당시 물가 감안해서 한화로 500원이라고 해도, 84억 원이라는 큰 돈이다
애초에 수량 자체가 말이 안 되니 (전미의 펩시들을 긁어모아도 택도 없음) 펩시도 마음을 놓았을 것인데
포인트를 현금으로 지불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이벤트의 내용에 의하면 70만 달러 정도면 전투기를 얻을 수 있다는 소리인데, 당시 기준 경품으로 걸린 전투기는 최소 3,000만 달러를 호가하는 물품이었다
즉, 말도 안 되는 헐값에 전투기를 얻을 기회가 생긴 것이다

물론 저렇게 비현실적인 이벤트를 한다면 약관에 온갖 함정을 집어넣는 경우가 많은데,
펩시는 그러지 않아 문제가 되었다
그리고 당시 21세의 대학생이었던 John Leonard는 이 광고를 보고 진짜로 응모할 계획을 마련하는데,
대학생이라 돈이 없던 그는 등산 가이드를 하면서 알게 된 투자자 Todd Hoffman을 설득해 1996년 3월 28일, 콜라 36통과 70만$ 수표를 편지로 펩시 본사에 보내 전투기를 요구했다
(물론 아예 막무가내로 한 건 아니고 변호사의 자문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펩시는 그의 요구를 단순한 장난으로 취급해 콜라와 수표를 반송했다
그러자 Leonard는 '약속은 약속이다. TV를 통한, 전국민에게 한 공개적인 약속을 이행하라.', '엄청난 액수의 경품이나 복권도 세상에 흔하며, 아무도 이를 장난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맞섰다.

당황한 펩시는 다른 보상을 하는 것으로 설득하려 했으나 Leonard는 완고하게 밀어 붙였고, 같은해 6월 쌍방의 맞고소로 이어진다
(사실 펩시가 전투기를 지급할 여력이 아예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진짜로 줬다간 똑같은 요구가 쇄도할 게 뻔하기 때문에 이를 봉쇄하려는 목적이 컸다)
당시 Leonard는 다양한 매스컴에 출연하며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는 청년'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고, 펩시를 힘차게 밀어붙일 수 있었다
그러나 법원에서는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최종 원고 패소로 판결했음

미국에서는 이 사건이 매우 유명해서, 이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도 제작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