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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어준 "특판 찬성" 2주 뒤…민주당 법사위 "특판 추진" [유튜브에 휘둘리는 여당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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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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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특정인 생각을 따르는 게 민주적 결정이라고 한다.” 지난 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토로는 당내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8월2일 정청래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친여 유튜버 그중에서도 22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김어준씨가 당에 미치는 영향력이 극대화되는 상황에서 나온 양심선언격이었기 때문이다. 

여당 의제나 의사 결정이 김씨의 목소리를 시차를 두고 뒤따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동안 사장됐던 내란특별재판부 이슈를 다시 끌어올린 것도 김씨였다. 

지난 3월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당시 당 지지층 일각에서 처음 제기됐던 내란특별재판부는 7월까진 수면 아래 이슈에 가까웠다. 지난 7월 6일 김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의 게시판에 “내란특별재판소 논의가 사라졌다”는 글이 올라왔지만 “헌법 개정과도 연관돼 쉽지 않다” 등의 관망론이 우세했다. 8·2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나선 박찬대(8일)·정청래(24일) 후보가 선명성 경쟁 과정에서 언급했음에도 위헌 우려가 속도전에 대한 기대를 억누르는 형국이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판을 뒤집은 건 김씨였다. 그가 설립한 여론조사 업체 ‘꽃’은 7월 25~26일 특별재판부 찬반을 묻는 전화면접 여론조사를 실시해 28일 이를 공개했다. 특별재판부 관련 첫 여론조사였다. 김씨는 같은 날 유튜브 방송 ‘뉴스공장’에서 “김건희 특검 연장을 물어보면 75%가 나오는데, 특별재판부는 10%포인트 빠진 65%가 나온다.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꽃’은 지난달 8~9일 같은 조사를 실시해 ‘특별재판부 찬성 66%’라는 결과를 내놨고, 같은 달 11일 방송에 김씨는 “굉장히 생소한 주제지만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특판(특별재판부) 구성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 20대를 “기성의 질서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노인네처럼 사고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곧바로 특별재판부 추진을 주장하는 글이 6건 올라왔다. “역풍 나발 불지 말고 민주당은 당장 특판을 설치하라” 등의 격한 주문이 담길 글들이었다. 특별재판부에 비교적 비판적이었던 ‘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에도 “정청래는 당장 급하지 않은 대법관 증원 보다 특별재판부 설치하라”(8월 12일)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법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강성 지지층의 요구는 폭발했다.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특별재판소 설치 주장이 27일에 10건, 28일에 29건이 올라왔다. 김씨도 19일과 28일에 잇따라 “이번에 특별재판부를 한 번 해봐야겠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움직였다. 이들은 28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재판부 신속 추진 결의’를 발표했다. 법사위원들은 “아직 지도부와는 의논하지 않은 상황”(김용민 간사)이라고 했지만, 머지 않아 당 지도부도 결국 특별재판부 추진을 공식화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개인적으로 특별재판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고, 정청래 대표도 지난 5일 “특별재판부를 설치하라는 국민적 요구를 어느 누구도 피할 길은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김씨는 ‘검찰개혁’ 등 주요 이슈에서 당내 이견을 제압하는 역할도 한다. 중대범죄수사청 소속을 두고 법무부·행안부 설치론이 충돌했던 지난 1일 고검장 출신 양부남 의원은 ‘뉴스공장’에 나와 “권력은 집중되면 부패한다. 행안부도 법무부도 아닌 제3의 소속으로 둬야 한다”는 주장을 펴자 김씨는 “좋은 아이디어일 수도 있는데 일정이 있잖나. 25일 처리를 위해선 5일에 발의가 돼야하는데 지금 얘기해서 될 일이 아니다. 국정기획위에 얘기했어야 된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양 의원은 “알겠어요”라고 답했다. 양 의원은 지난 3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주제였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내지 않았다. 

 

7월 29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더파워풀’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진보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X 캡처

 

7월 29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더파워풀’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진보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X 캡처

 

김씨의 민주당 내 영향력은 특정 이슈나 정책에만 미치는 게 아니다. 지난 6월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사흘 간 열린 ‘더 파워풀’ 콘서트에서 자리 당 10만원 안팎의 고가임에도 1만5000석이 매진됐다. 이 자리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민석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당 대표 후보 등 민주당 유력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전당대회 스케일을 능가하는 블록버스터급 정치 행사였다. 당시 정청래 대표를 돕던 한 민주당 인사는 “박찬대 의원이 현장에 안왔더라. 그때 이겼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당내 경선에서 김씨의 영향력이 결정적이라는 고백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문제 의식은 있다. 곽상언 의원은 9일에도 “어떤 정치인은 이익과 지위를 탐하며 유튜브 권력에 적극 편승하고 있지만, 많은 정치인은 어쩔 수 없이 체념하며 동참하거나 방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도 성향의 중진 의원은 “김씨가 지배하는 당원 여론 사이에 타협과 절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설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김어준씨 유튜브에서 총선 후보들이 절하는 모습. 뉴시스

 

김어준씨 유튜브에서 총선 후보들이 절하는 모습. 뉴시스

 

김씨의 유튜브 방송에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년간 민주당 166명 의원 중 106명이 출연했다. 조국혁신당까지 넓히면 두 정당의 국회의원이 김씨 유튜브에 출연한 횟수는 800회가 넘는다. 민주당의 한 전직 의원은 “지난해 3월 총선 앞두고 김어준 유뷰트에 나와야 희망이 있다고 해서, 어렵게 출연 승낙을 받았다. 촬영일에 가보니 20명 넘는 의원들이 10분 출연을 위해 스튜디오에 대기하고 있었다”며 “4~5선 급 중진들도 있었다. 국회의원들의 처지에 비애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체념과 적응이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김어준 방송만 출연하면 후원금 계좌가 반나절 만에 가득 차는데 출연하지 않을 도리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당원 영향력이 커지며 강성 당원에게 잘 보이는 게 의원들의 1순위 과제일 수밖에 없다”며 “김어준의 유튜브 만한 경로가 없다”고 말했다. 김씨의 의제가 못마땅해도 결국 김씨의 영향력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이미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김철현 정치평론가는 “기존 언론은 판단을 개인에게 맡겼지만, 유튜브 콘텐트는 판단까지 반복 이식해 영향력을 확대한다”며 “전한길씨도 최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면접을 보러 오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데 김어준씨를 흉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유튜브 정치가 커지면서 꼬리가 몸통 흔드는 상황이 양당에서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영익·조수빈 기자 hanyi@joongang.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468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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