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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신경안정제 찾는 '물 부족' 강릉 시민들... "정말 미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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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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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87889?sid=001

 

 

가뭄 장기화로 시민 불안·불면·우울 증세 증가… 약국·병원 "관련 약물 문의 급증"

▲ 약국 “강릉시 구정면의 한 약국을 찾은 시민. 단수 장기화로 생필품과 의약품 수요가 늘어나며 약국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진재중


강릉의 한 약국. 약사는 최근 신경정신과 약을 찾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유를 물으니 돌아온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물 부족으로 인한 고통 때문이다.

강릉시민의 일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흔들리고 있다. 시내 곳곳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군차량과 소방차가 붉은색과 주황색 경광등을 번쩍이며 물을 실어나르고, 하늘 위에서는 대형 군용 헬기가 윙윙거리며 물탱크를 매달고 날아다닌다. 가게 안에서 도로를 내다보면 '급수 작전'이 한창인 듯한 장면이 반복된다.

 

▲  군 헬기
ⓒ 진재중

 

▲  줄지어있는 급수차량 10대중 5대는 급수차량이다
ⓒ 진재중


"물 공수차와 헬기… 강릉은 지금 전쟁터 같다"

강릉의 시민들은 물 부족 그 자체보다도, 이를 둘러싼 전쟁 같은 풍경과 불안감이 더 큰 정신적 고통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부 김경자(64)씨는 "재난 상황이라 이해는 하지만, 도로 전체가 소방차와 군용차로 가득 차 있으니 전시 상황인 것 같아 때로는 공포스럽다"며 "하루빨리 이 비상사태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아이를 둔 임계자(36)씨도 불안감을 전했다. 그는 "아이들이 소방차가 몰려다니는 걸 보고 '뭔 불이 이렇게 오래 나있어' 하고 묻는데, 뭐라고 답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어른들뿐 아니라 아이들까지 혼란과 두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이 좋아 노후를 보내겠다고 이사 온 김용문(80)씨는 "정부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상황이 나아졌다는 소식은 없고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말만 들리니 불안하다며, 강릉을 떠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시민은 "매일 소방, 군차량 수백여 대와 헬기가 물을 공급하는데도 저수량이 줄어드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급수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  강릉 연곡천에 급수를 받고있는 군트럭과 급수차량
ⓒ 진재중

 

▲  출동대기중인 소방차
ⓒ 진재중


물 끊길까 두려워… 강릉의 밤은 불안하다

전쟁 같은 풍경은 집 안에서도 계속된다. 퇴근 후 샤워를 하다 머리에 샴푸만 묻힌 채 수돗물이 끊겨 씻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설거지는 엄두조차 낼 수 없다. 가정 내 가장 기본적인 위생과 생활이 무너진 것이다. 이로 인한 시민들의 정신적 피로와 무력감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시민 A씨(40대)는 "퇴근하고 샤워를 하다가 갑자기 물이 끊겨, 머리에 샴푸만 묻힌 채 나와야 했다"며 "설거지는 엄두도 못 낸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니 정말 미칠 것 같다"고 호소했다.

시민 김태휘(50대)씨는 가정의 불안을 이야기했다. 그는 "아이에게 씻으라고 했는데, 갑자기 물이 안 나오면 (아이가) 울고 짜증을 낸다"며 "결국 저도 화를 내게 되고, 이제는 집안 분위기까지 삭막해졌다"고 말했다.

출근길에 직장에서 동료들의 눈길을 피하지 못하고 모자를 쓰고 나온 한 시민 D씨는 머리를 감지 못한 채 출근한 사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정해진 시간에 물을 준다고 해놓고도 제때 공급되지 않는다"며 "아무리 재난 상황이라 해도 약속된 급수 시간 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주부 김화자(40대)씨는 불안한 일상 속 쌓이는 피로감을 강조했다. 그는 "퇴근 후에 혹시 물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 늘 서둘러 집에 가야 한다"며 "물 때문에 하루하루 마음이 무너지고 정신적인 아픔을 앓고 있다"고 호소했다.

강릉 한 온라인 카페에는 급수 시간 외에도 물이 혹시 나오나 해서 저녁 늦게부터 새벽까지 수돗물을 틀어보며 확인하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다는 사연이 올라와 있다. 불안과 불편함이 지속되면서 시민들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화되고 있다는 하소연도 이어지고 있다.

강릉의 시민들은 이제 물 부족 그 자체보다도, 언제 끊길지 모르는 불안정한 급수 체계와 지켜지지 않는 약속 때문에 더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예고된 급수 시간이 지나자 수돗꼭지는 텅 비어 있고, 주민들은 손 씻을 물조차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 진재중

 

▲ 급수시간 안내문 “급수 제한이 일관성 없이 시행돼 시민들은 혼란과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 진재중


물은 복지의 출발점… 시민의 삶을 지켜야 한다

11일 내곡동 주민센터 앞에는 "강릉지역, 가뭄사태 심리지원"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이는 강릉의 가뭄 사태가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시민들의 정신 건강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적 재난임을 보여준다. 시민들의 바람은 복잡하지 않다.

"물 때문에 병원 문을 두드리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제는 시민의 삶을 먼저 생각하는 근본 대책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 역시 물을 단순한 자원 문제가 아닌 복지의 근간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은 의료 서비스나 주거 정책 만큼이나 시민의 기본권이라는 것이다.

 

▲ 심리지원 프래카드 가뭄으로 극심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강릉 시내 한복판에 걸린 플래카드. “심리상담을 도와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보인다. 표면은 평온한 일상처럼 보이지만, 시민들의 마음에는 타들어가는 물 스트레스가 자리하고 있다.
ⓒ 진재중


물 부족, 이제는 복지의 문제다

강릉시민의 고단한 하루는 단순한 목 마름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언제 끊길지 모르는 급수 불안, 무너진 일상의 불편, 병원 신세를 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겹겹이 시민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더 이상 시민들이 물 문제 때문에 약국 문을 두드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강릉시는 지금이라도 물을 단순한 자원이 아닌 복지의 본질로 바라보고,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물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강릉시내 맑고 평화로운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도시의 전경. 겉보기에는 평온하지만, 그 안에는 물부족으로 고통받는 20만 시민의 삶이 숨겨져 있다.
ⓒ 진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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