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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공무원부터 안 지키는데” 일회용컵 사용금지라며?…이럴 거면 법은 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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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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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524363?sid=001

 

구청에 일회용컵을 반입하는 모습.[서울환경연합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시민들한테는 일회용품 쓰지 말라고 하더니”

점심을 먹고 삼삼오오 모여 구청으로 들어오는 공무원들. 하나같이 손에 일회용컵에 담긴 음료를 들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이게 모두 규정 위반이라는 것.

실제 서울시 내 자치구 다수에서는 조례로 청사 내 일회용품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청사에서부터 솔선수범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는 공무원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자치구별로 많게는 절반 이상의 공무원이 규정을 무시하고, 일회용품을 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청에 일회용컵을 반입한 모습.[서울환경연합 제공]



4일 서울환경연합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조사단과 함께 지난 8월 한 달 동안 조사한 서울시 25개 자치구 청사의 일회용품 사용실태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구청을 방문해 점심시간 일회용품 반입률과 청사 내 일회용품 사용 실태를 조사한 내용이 담겼다.

서울환경연합에 따르면 8월 점심 시간 중 서울시 내 25개 구청을 출입한 인원 8949명 중 2445명이 일회용컵을 손에 들고 건물로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평균 일회용컵 반입률은 28%. 약 3명 중 1명이 청사 내로 일회용컵을 반입한 셈이다.

 

구청에 반입한 일회용컵.[서울환경연합 제공]



일회용컵 반입을 문제 삼는 이유는 ‘규정 위반’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현재 25개 자치구 중 조례로 청사 내 일회용품 반입을 금지하는 곳은 총 14곳(강남·강북·광진·관악·노원·동작·성동·성북·송파·용산·영등포·은평·종로·중랑)에 달한다.

그렇다면 규정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사용 실태는 차이가 벌어져야 정상이다. 하지만 결과는 되레 반대였다.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일회용컵 반입률을 기록한 곳은 노원구(52%). 조례로 일회용품 반입 금지를 규정해 둔 곳이었다.

 

일회용컵 반입률.[서울환경연합 자료]



그 뒤로는 중랑구 46%, 용산구 42% 등으로 높은 반입률을 보였다. 해당 2곳의 구 또한 조례로 청사 내 일회용품 반입을 금지한 바 있다. 버젓이 규정을 적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수가 이를 지키지 않는 경향이 나타난 것.

물론 조례로 지정돼 있지 않다고 해도, 문제 소지는 분명하다. 나머지 11개 자치구(강동·강서·구로·금천·도봉·동대문·마포·서대문·서초·양천·중구)의 경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조례’는 있으나, 청사 내 1회용품의 반입 및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은 없었다.

 

구청에 일회용컵을 반입한 모습.[서울환경연합 제공]



하지만 이들 중 7곳(금천·도봉·동대문·마포·서초·양천·중구)은 자체적으로 ‘일회용품 없는 청사’ 정책을 통해 일회용품 반입을 금지하고 있었다. 조례도 없고, 자체적인 정책도 진행하지 않는 곳은 강동구, 강서구, 구로구, 서대문구 등 4개 구에 불과했다.

일회용컵 반입률에 영향을 준 요인들도 점검했다. 우선 컵 보증금제를 운영하거나 다회용컵 대여·회수 시스템이 있는지에 따라 차이가 벌어졌다. 이를 마련한 자치구는 총 12곳(강남·강북·구로·금천·관악·노원·마포·성동·영등포·은평·종로·중구)이었다. 이 중 노원·마포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회용컵 반입률이 평균 수치보다 낮은 경향을 보였다.

 

구청에 일회용컵을 반입한 모습.[서울환경연합 제공]



하지만 텀블러 세척기 등 단순 물리적인 시설만 설치한다고 해 일회용컵 반입률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서울환경연합 관계자는 “시설 보급만으로는 사용 전환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며, 컵 보증금제와 같이 다회용기 사용 확대를 이끄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청사 내 캠페인도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강서구와 금천구 조례에는 청사 내 일회용품 반입 금지 내용이 없다. 작년과 올해에 1회용품 반입을 제한하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평균보다 조금 높은 수치인 28%의 반입률을 나타냈다.

 

구청에 일회용컵을 반입하는 모습.[서울환경연합 제공]



관악구는 이날 가장 낮은 8.8%의 일회용컵 반입률을 기록했다. 관악구는 2023년에 이어 올해까지 ‘일회용품 제로 챌린지’를 점심시간 내 구청에서 적극적으로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구청을 이용하는 직원들의 조직문화와 인식 변화가 중요한 지점이라는 게 서울환경연합 측의 설명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제로웨이스트 상점 1.5도씨의 이정연 대표는 “규제가 가장 잘 안내돼야 할 행정기관에서 이 정도라면, 시민 일상에서는 더 높은 수준의 사용이 지속되고 있을 것”이라며 “말뿐인 조례는 시민 기만이며 공공기관의 책임 방기”라며 비판했다.

한편 서울환경연합은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조례가 없는 자치구의 일회용품 사용금지 명문화, 정기적 실태조사와 점검, 구청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자체 캠페인 조성 등을 요구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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