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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비싸기만 한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정말 ‘나쁜 술’…위스키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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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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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그냥 비싼 술인 줄 알았더니”


‘비싼 술’이지만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특유의 풍미로 인기를 끄는 ‘위스키’. 최근에는 젊은 세대의 관심도 더해지며, 전 연령대에서 찾는 명실공히 ‘대세 술’로 떠올랐다.


하지만 위스키엔 비밀이 있다. 지구에 가장 나쁜 영향을 주는 술 중 하나라는 것. 어마어마한 양의 물과 전기가 생산에 쓰이는 탓이다.


특히 위스키 주 생산국 스코틀랜드에서는 술이 국민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 50년 만에 나타난 최악의 가뭄 속에서도, 위스키 생산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


단 하루, 위스키 생산에 사용되는 물의 양만 2억리터 수준. 스코틀랜드 국민 20%가 사용하는 물의 양에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위가 낮아진 스코틀랜드 호수의 한 호수.[게티이미지뱅크]

수위가 낮아진 스코틀랜드 호수의 한 호수.[게티이미지뱅크]


스코틀랜드는 올해 봄부터 여름까지 장기간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1973년 이후 약 50년 만에 나타난 최악의 가뭄이다. 스코틀랜드환경보호청에 따르면 지난 6~8월 스코틀랜드 강수량은 평년 대비 40% 줄어, 최고 단계의 물 부족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현재 농가 등 물을 대량 소비하는 산업체에 대해 취수량을 제한하고, 사용 절감 명령을 내렸다. 심지어 개인 가정의 상수도 사용에도 물 절약 지침이 내려진 상태다. 좀처럼 비가 오지 않으며, 수자원이 회복되지 않은 영향이다.


이 가운데, 비판을 받고 있는 건 바로 스코틀랜드의 자부심으로 불리는 위스키 산업. 극심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끌어다 쓰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환경보호청(SEPA)에 따르면 전국 140여개 위스키 양조장은 1년에 약 610억리터의 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코틀랜드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주민 1인당 하루 생활용수 사용량은 178리터 수준. 이를 고려하면 매일 약 100만명. 스코틀랜드 인구(550만명)로 환산하면 17%의 국민이 사용하는 물이 오직 위스키 생산을 위해 투입되고 있다는 얘기다.



위스키 양조장 모습.[게티이미지뱅크]

위스키 양조장 모습.[게티이미지뱅크]


위스키의 주재료는 맥아(싹 틔운 보리)과 물. 먼저 보리를 물에 담가 발아시키는 과정에서 다량의 물이 쓰인다. 아울러 맥아를 분쇄한 ‘당액’을 만드는 과정에서 또 물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물이 투입되는 것은 증류를 위한 ‘냉각’ 과정이다.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는 원주를 끓여 나온 알코올 증기를 모아 술로 만든다. 그런데 증기를 다시 술로 만드는 과정에서는 낮은 온도가 요구된다. 증기가 흐르는 관에 냉각수를 흐르게 해, 온도를 낮추는 게 위스키 양조장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바앤스피릿쇼에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주류를 시음하고 있다.[연합]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바앤스피릿쇼에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주류를 시음하고 있다.[연합]


심지어 다수 위스키 양조장에서 사용하는 냉각수는 한 번 사용된 이후, 바로 방출된다. 쉽게 말해, 수도꼭지를 계속 틀어놓는 셈. 현대 공정에서 냉각수를 계속 돌려쓰는 ‘순환식 냉각시스템’을 갖춘 것을 고려하면, 비효율적인 공정이 유지되고 있는 격이다.


아울러 위스키는 에너지 사용량도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영국 리버풀 대학 연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스코틀랜드 내 148개 증류에서 사용하는 전기량은 연간 3.7테라와트시. 증류 과정에서 가열을 위해 지속적인 에너지가 투입된 영향이다. 이는 스코틀랜드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위가 낮아진 스코틀랜드 호수의 한 호수.[게티이미지뱅크]

수위가 낮아진 스코틀랜드 호수의 한 호수.[게티이미지뱅크]


이 가운데 스코틀랜드의 물 부족 위험은 점차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극단적인 강수량 감소와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스코틀랜드 자연보호청(NatureScot)은 기존 20년 빈도로 발생했던 가뭄은 2040년까지 3년 주기로 단축될 것으로 전망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과도한 물을 소비하는 위스키 산업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냉각수 사용 공정 등을 개선해, 자원 소비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 이같은 비판에 스코틀랜드 위스키협회(SWA) 또한 지난 2023년 물 사용량 감축 등 내용을 담은 ‘물 관리 프레임워크’ 계획을 발표했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이 5일 서울 강남구 서울본부세관에서 초고가 위스키 밀수입 및 탈세 행위 고소득자 검거 실적 브리핑을 열고, 압수물품을 공개하고 있다.[연합]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이 5일 서울 강남구 서울본부세관에서 초고가 위스키 밀수입 및 탈세 행위 고소득자 검거 실적 브리핑을 열고, 압수물품을 공개하고 있다.[연합]


하지만 자율적 규제가 지속되는 상황, 다수 양조장에서는 선뜻 공정 변화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세밀한 공정에 따라 맛이 변하는 특성상, 품질과 함께 상품성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업계의 변화를 촉구할 수 있는 추가적인 방안이 수반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리엄 글렌델 엑서터대 교수는 지난 관련 논문을 통해 “단기간 물 부족이라도 농산물 재배 실패 등 부작용이 클 수 있다”며 “일부 기업을 기술 발전으로 냉각수를 줄이는 데 도움되는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그 이상의 조치가 없다면 기업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https://v.daum.net/v/202509031727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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