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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귀멸의 칼날’ 흥행과 日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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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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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폭발적인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8월 22일 개봉 후 불과 열흘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극장 대불황인 요즘 상황에선 놀라운 성적이다. 올해 개봉 당일 최다 관객(51만명), 일일 최다 관객(60만명), 최단 기간 100만 달성(2일) 등 기존 각종 흥행기록들을 ‘도장깨기’할 정도다.

광복절이 있는 8월에 일본 작품이 이렇게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는 점이 이채롭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일본 군국주의를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었다. 다이쇼 시대(1912~1926), 즉 제국주의 일본 시기를 배경으로 한 퇴마 무사단의 이야기다. 자연스럽게 군국주의 시대의 일본 모습이 묘사되고, 무사들이 나오다보니 일본의 사무라이 문화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주인공의 귀걸이에 전범기와 유사한 무늬가 있다는 점이 큰 문제가 됐었다.

하지만 관객들은 그런 논란에 전혀 개의치 않았는데, 그중에서도 젊은 세대의 호응이 컸다. CGV 통계에 따르면, 165만 관객이 찾았을때 관람객 연령대는 20대가 41%로 가장 높았다. 요즘 극장을 잘 찾지 않게 된 20대가 흥행을 이끈 것이다. 올 여름 최고 흥행작인 국내 영화 ‘좀비딸’의 경우엔 연령대별 관객 비중이 40대, 30대, 20대 순이었다.

20대 중에서도 남성이 흥행 열풍을 주도했다. 이 영화에 젊은 남성이 선호할 만한 자극적인 요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팔다리와 목을 베어버리는 하드 고어 액션에 선혈이 낭자할 정도로 폭력적이다. 여성 캐릭터에 대한 표현에선 일본 만화 특유의 선정성이 드러난다.

요즘 젊은 남성들이 보수화하면서 반중친일 정서가 커졌다. 그러니 더욱 이런 일본 작품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일 게다. 이 영화 하나로만 보면 남성들의 호응이 크지만, 일본 문화 전체로 보면 젊은 세대의 일본 문화에 대한 친밀감이 커지는 추세다.

경향신문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실시한 ‘2030 대일 인식조사’에선 미국(66.7%)에 이어 일본(58.1%)이 호감도 2위로 나타났다. 향후 한일 관계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응답자는 약 66%였다. 또 전체 응답자의 66.3%가 ‘일본 문화와 제품을 즐기면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답했다. 일본의 잘못된 정치외교적 태도는 비판하더라도 일본 문화는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귀멸의 칼날’을 20대 남성이 좋아하듯, 남성일수록 일본 문화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다. 남성들이 즐기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들이 일본에 매우 많다. 여성들은 그런 콘텐츠엔 거부감을 보이지만 일본 여행, 음식, 캐릭터 문화 등에 호감을 나타낸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에서도 일본 문화의 영향력이 커져가고 있고 이를 한류에 빗대 ‘일류’(日流)라고 하기도 한다. 일류는 케이팝 스타처럼 화려한 스타를 배출하진 못했지만 국내에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이른바 핫플레이스에 넘쳐나는 일본식 음식점들이나 만화, 게임 같은 하위문화를 중심으로 조용히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트로트가 한일 문화교류의 통로가 되기도 했다. 국내 트로트 오디션 대흥행으로 트로트가 부흥하자 일본 시장 진출을 모색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한일 공동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나타났고, 거기에서부터 일본 노래의 국내 방송 진출이 시작됐다. 일본어 노래가 우리나라 방송에서 본격적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한국 방송에서 관객들이 일본 노래에 환호를 보내는 모습은 일본 방송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러한 일본 문화의 한국내 영향력 확대를 상징하는 사건 중의 하나로 ‘귀멸의 칼날’ 흥행이 자리매김할 분위기다. 중국의 위협이 커질수록 한일 연대의 필요성이 커지고, 젊은 세대일수록 일본 문화에 개방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한일 문화 교류는 더 확대될 걸로 예측된다.

문화는 일방적으로 한쪽으로만 흐를 수 없다. 우리가 문을 닫은 상태에선 일본에서의 한류 확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우리 측에서 열린 태도를 보일 때 일본 내에서의 한류의 입지도 더 튼튼해질 것이다. 과거엔 일본 문화에 의한 우리 문화 식민화를 우려해 문을 닫았었지만 이젠 우리에게도 자신감이 생겼다. 그에 따라 역사 왜곡 등에 대해선 일본에 경각심을 갖되 한류와 일류가 공존하는 복합적인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9/0002979733?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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