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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재혼 가정에서 새아빠의 눈칫밥을 먹느라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결혼해서 출가하고 나니 새아빠와 단둘이 지내는 엄마가 걱정이라는 여성의 고민이 전해졌다.
26일 JTBC '사건반장'에서 30대 후반 A 씨는 "부모님은 각자의 자녀들을 데리고 재혼했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를 여의고 엄마가 저와 여동생을 혼자 키웠다"라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어머니는 조그마한 가게를 하던 중 옆에서 장사하며 혼자 아들을 키우는 아저씨와 인연을 맺게 됐다.
새아빠는 악착같이 돈을 모으고 쓰지 않아서 주변에서는 구두쇠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또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어서 딸보다는 아들이었고, 사람은 날 배신해도 돈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마인드로 어머니도 믿지 못했다.
하루빨리 집에서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A 씨는 마침 새아빠로부터 기숙학교에 가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여동생도 집에서 나와 직업 학교에 다니게 됐다.
또한 새아빠는 "여자는 돈 잘 벌고 시집 잘 가면 그만이지 대학은 안 가도 된다"고 딱 잘라 말해 결국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하지만 남동생은 대학을 억지로 보내 결국 4년제 대학을 졸업했다.
A 씨는 "아빠는 나랑 여동생은 자식으로 생각하지 않는구나. 남동생만 자식으로 생각하는구나. 남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결혼 후 가끔 친정에 갈 때마다 새아빠의 눈치를 봐야만 했다. A 씨는 "집에 갈 때마다 엄마가 아버지 눈치를 본다. 올 때는 좋아하지만 갈 때는 농담 삼아 '숙박비 내고 가야지. 너네가 먹은 거 계산하고 가야 하는 거 아니야' 어쩌다 그런 말씀을 하신다. 이런 얘기 들을 때마다 이럴 바엔 집에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하룻밤 묵기라도 하면 새아빠는 "입이 늘었다고 냉장고가 텅 비었네. 이 정도면 계산하고 가야 하는 거 아니야? 숙박비 내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했다. 그러다 용돈이라도 주려고 하면 "나중에 좀 더 넣어서 줘라"고 하거나 "너희 엄마는 돈 관리 못하니까 나한테 주면 된다"고 말했다.
김치나 반찬 같은 거 싸주면 "딸들은 키우면 도둑이라더니 진짜 그 말이 맞네. 우리 아들 먹을 거 남겨두고 가라"라며 눈치를 줬다.
한 번은 어머니가 가게에서 일을 하다가 허리를 다치는 일이 있었다. A 씨가 짐을 가지러 친정에 갔는데 집이 엉망이 되어 있어 집안일들을 대신했다.
며칠 뒤 어머니는 전화를 걸어 "얘 너 혹시 장롱에 있는 아빠 현금에 손댔니?"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A 씨는 "설거지, 빨래하고 청소만 했지 장롱은 열어보지도 않았다. 지금 날 도둑으로 의심하는 거냐"라고 되물었다. 어머니는 "안 그래도 허리가 아픈데 이 일로 새 아빠랑 한바탕 싸웠다. 엄마는 아닌 거 알지만 혹시나 해서 전화했다. 미안하다"며 전화를 끊었다.
알고 보니 새아빠가 다른 데에 현금을 두고 착각을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빈집에 딸들 오게 하지 말라"며 문단속을 지시했다.
심지어 새아빠는 엄마에게 손찌검하기도 했다.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남동생한테 이를 알렸다. 그러자 남동생은 "정 힘드시다면 누나가 이혼시켜"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A 씨는 어머니에게 이혼 얘기를 꺼냈으나 어머니는 "돈 1원짜리 하나 안 주고 내쫓을 거 같은데 차라리 그럴 바에는 죽을 때까지 같이 옆에 있는 게 차라리 낫겠다. 그러면 너한테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며 거절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어머니가 자식한테 짐이 되기 싫다는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고 무기력 증상도 있는 것 같다. 폭력이 있기 때문에 엄마의 안전 확보를 먼저 해야 할 것 같고 그 이후 우울증 치료도 받고 상담과 법률 조언과 경제적인 것에 대한 의논도 해야 할 것 같다. 엄마가 스스로 결정하셔야 이혼 후에 오는 무기력이나 우울증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