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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자중론' 두고 혁신당 의원들 "정치 활동한 게 있나", "내년 호남 선거 때문" 반발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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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복 80주년을 맞아 이재명 정부 첫 특별사면·복권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5일 자정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출소하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특별사면 뒤 정치적 보폭을 넓혀가는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위원장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불편한 기류가 흘러나오자 조국혁신당에서 "숨만 쉬고 있으라는 거냐", "내년 호남 선거 때문 아니겠냐"라며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조국 위원장은 자신을 둘러싼 자중론에 대해 "저를 위한 고언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다음 주 호남을 방문하는 등 지역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혁신당 "집에서 두문불출하라? 당연한 수준의 행보"
한 혁신당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조 전 대표의 사면 후 행보를 불편해하는 민주당 내 기류를 두고 "우리가 봤을 땐 좀 과하다. (조 전 대표를) 너무 신경 쓴다"라며 "조 전 대표가 지지자와 국민에게 자신이 어떻게 지내고 있다는 걸 최소한으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릴 뿐인데 그것도 하지 말라면 어떻게 하라는 건가. 조용히 숨만 쉬고 있으라는 얘기인가"라고 반발했다.
다른 혁신당 의원도 "조 전 대표에게 집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할 순 없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조 전 대표가 민주당의 공간을 파고 들어온다고 생각하니 (민주당 의원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언제까지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건지, 아니면 집에서 두문불출하라는 건지 그 의미를 정확히 모르겠다"라며 "조 전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석방 이후 당연히 해야 할 수준의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비판은 조 전 대표가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뒤 자중하는 게 아닌 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데서 비롯한다. 조 전 대표는 지난 18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고, 24일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서 조 전 대표의 사면 후 행보를 두고 "국민에게 개선장군처럼 보이는 건 아닐지 걱정스럽다"라며 "조금 더 자숙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 혁신당 의원은 "조 전 대표가 입당하고 혁신정책연구원장을 맡은 것 말고 정치 활동을 한 게 있느냐"라며 "입당도 하지 말고 당직도 맡지 말아야 한다는 건지 아니면 (내년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에둘러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당 지지율 하락만 갖고 그러겠느냐. (혁신당과 경쟁할) 내년 호남 선거 때문 아니겠느냐"라며 "강득구 의원 같은 말씀을 하시는 분도 있고 오히려 (조 전 대표의) 적극적인 행보를 주문하시는 분들도 있다. 다양한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정해진 일정을 뚜벅뚜벅 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혁신당 의원은 "조 전 대표가 어떠한 행보를 하시리라는 건 (사면 전부터) 충분히 예측 가능한 부분 아니었겠나"라며 "조 전 대표는 앞으로 당대표이자 정치인으로서 지방선거와 총선을 이끌어야 한다. 저희도 성찰할 부분은 성찰하고 역할할 부분은 역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N분의 1 발언 불편", "신중한 행보 보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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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위원장이 24일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 지지자를 향해 손을 들어보이며 인사하고 있다. |
| ⓒ 유성호 |
앞서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조 전 대표의) 'N 분의 1' 발언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선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으로 안다"라며 "사면 자체에 대통령의 부담이 상당했을 텐데 (조 전 대표가) 이 부분의 평가를 박하게 하는 게 아니냐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조 전 대표는 앞서 18일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자신의 사면이 미친 영향이 "N분의 1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도 22일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서 "조 전 대표는 이재명 정부 최초의 정치인 사면으로 복귀하신 분이니 많은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만큼 조금 신중한 행보를 하시는 게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 원내지도부 소속 의원은 조 전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는 등 정치 행보가 지나치다는 듯 "아쉽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조 전 대표는 24일 부산 중구 부산민주공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서 사면 후 정치적 행보를 자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메시지가 나온다'라는 질문에 "다 저를 위한 고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오랫동안 당을 비운 상태에서 민주당의 존경하는 의원들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 감사하다"라면서도 "전 당대표이자 당을 창당한 주역으로서 그동안의 공백기가 있기 때문에 제가 역할하는 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말씀을 다 받아 안으면서 제 길을 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혁신당은 지난 21일 최고위원회에서 조 전 대표 복당을 최종 의결하고 그를 당 혁신정책연구원장으로 지명했다. 조 전 대표는 오는 26일 광주 5·18 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28일까지 사흘간 호남을 찾을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