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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조국 사태 본질은 계급… 대통령 사면권 완전 박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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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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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2/0002402304?sid=001

 

[좌담회] 계급 격차 선명히 드러낸 이재명 8·15 사면… "이 사회엔 어른이 없다"

"하루 종일 참담했다. 왜 자기 자리에서 자기 직분을 다하고 약한 사람들을 위해 힘쓴 평범한 이들은 이렇게 자기 자신을 세상으로부터 지워낼 수밖에 없는가. 권력자들, 힘 가진 자들,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벌인 자들, 계엄을 일으키고 입시 비리를 일으키고 온갖 잡범 짓을 저지른 자들은 떵떵거리고 사는데."(박권일)

정의당이 주최한 '조국 사면 이후, 우리가 멈추지 말아야 할 이야기' 좌담회는 이날 숨진 채 발견된 '이태원 참사 출동' 소방대원에 대한 추모와 함께 시작됐다. 참사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위 공직자는 없는데 가장 밑바닥 구조 현장에서 일했던 소방대원이 스스로를 희생한 상황에서, '윤리를 잃은 기득권층'이란 사회 문제가 유사하게 연상됐다는 점에서다.

20일 저녁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특별 사면 논란 이후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쟁점을 논의하는 좌담회가 열렸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의 사회로, 사회학자 박권일 씨, 서울시교육청 학부모 정책 자문위원인 여미애 씨, 성공회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최성용 씨가 패널로 참여했다.

권 대표는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 문제는 가려지고, 정파적 이유 등으로 유독 조국 전 대표 사면에 대한 찬반양론이 첨예히 갈려 지금도 혼란이 계속된다"며 "소모적인 논쟁, 정파적 시선과 근시안적 관점에서 벗어나 교육 서열화, 계급 불평등 등 본질적인 문제를 깊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횡령범·뇌물범 사면에 "이게 민주주의 사회냐"

박권일 씨는 "이른바 '조국 사태'는 한국의 능력주의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교육이란 이름으로 포장돼 있지만, 까놓고 말하면 사회의 한정된 자원을 특정 대학, 특정 시험 합격자들에게 몰아주기 위한 제도가 한국의 입시제도"라며 "이런 입시제도가 조국 사태의 구조적 측면"이라는 것이다.

조 전 대표는 자신의 딸과 아들의 대학원 입시 관련 서류 등을 위조하고, 딸 조민 씨의 장학금을 부정 수수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조 전 대표의 입시 비리와 청탁금지법 위반 등은 1·2·3심에서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박 씨는 이에 "일부 지지자들은 조국이 마치 검찰개혁과 같은 것인 양, 검찰 개혁을 원하는 이들은 조국을 비판하면 안 될 것처럼 이상한 방식으로 사태를 호도하고 왜곡한다"면서 "조 전 대표는 (과거) 검찰 개혁의 중요한 위치에 있었을지언정, 지금의 '조국 사태'는 검찰개혁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박 씨는 또 '조국이 아니라 입시 구조를 비판해야 한다'는 지지자들의 주장엔 한 특성화고 졸업생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대신 인용했다.

'사회가 인정해 주는 노력은 공무원 시험이나 의학전문대학원 시험 같은 것들인데, 이건 다 돈이 없으면 못 하는 것이다. (중략) '개천에서 용난다'란 말을 할 때도, 예외적 성공담만을 말하지, 왜 개천이 존재하는지, 왜 이것이 잘못됐는지에 대해선 아무도 묻지 않는다.'

박 씨는 "이것이 구조적 문제"라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도 다 저지른 문제다. 조국은 억울하다'라고 말한다면, 나는 전부 다 잡아서 처벌해야 한다고 답한다. (고위층) 입시 비리는 전수조사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제도적 대안 중 하나로 "대통령 사면권을 완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200억 원을 횡령한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택시 기사를 폭행한 이용구 전 법무부차관, 국정농단 뇌물공범 삼성전자의 최지성·장충기·박상진 등 우리 사회 온갖 빌런들이 총 망라됐다"며 "이런 사람들 다 풀어주고 무슨 사회 정의냐?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가 있느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여전히 만연한 승자독식 제도를 하나하나 찾아 개혁해 나가고 '시험 과정에서의 공정'이 아니라, 애초 시험을 칠 수도 없는 불평등에 귀 기울이고 그걸 해결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사회 불신 팽배… 신뢰 회복력 붕괴 우려"

이어 발제에 나선 여 씨도 "그땐 다 그리(입시 비리) 했다"는 조 전 대표 옹호론에 "일반 학생들은 (문서를) 위조하고 숫자를 바꾸는 그런 건 상상도 못 한다"라며 "소수의 대치동 학생들, 특목고 학생들 등을 제외하면 누구나 그리하지 않았다. '누구나 그랬어'는 정말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지적했다.

사교육 종사자인 여 씨는 그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며 경제적 배경에 따라 입시 준비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상황을 오랫동안 지켜봤다고 밝혔다. 여 씨는 "박사과정에 있을 땐, 1인당 100만 원 씩 5~6명을 묶어서 '700만 원을 드릴 테니 논문을 써서 아이들을 공저자로 올려달라'는 주문도 많이 받아 봤다. 다 거절했다"며 "나중에 친한 교수님에게 '블라인드 입시라 하지만, 서류 내용만 봐도 이 학생이 강남 출신인지, 강북 출신인지, 특목고 출신인지가 다 구별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여 씨는 현재 일부 특목고는 "학생에게 자기 생활기록부를 스스로 작성케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도 지적했다. 대학 입시에 생활기록부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발생한 병폐다. 그는 '일반고'에서 적히는 한 줄짜리 생활기록부와 '특목고'에서 적히는 10~20줄짜리 생활기록부의 차이는 크다고 덧붙였다.

여 씨는 이런 구조가 지속되면 "우리 사회의 신뢰 회복력이 완전히 떨어질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부모 수입에 따라 영어점수가 달라진다는 등 이미 태어날 때부터 불평등하다는 내용의 연구자료가 이미 정말 많다"며 "학생들도 다 안다. 이런 불신을 안고 사회에 나오는데, 정치인들이 윤리, 도덕을 얘기하면 비웃게 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 정치혐오로 가게 되는데, 결국엔 가장 혐오스러운 세력이 집권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정의당이 주최한 '조국 사면 이후, 우리가 멈추지 말아야 할 이야기' 좌담회가 20일 저녁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렸다.ⓒ프레시안(손가영)
▲정의당이 주최한 '조국 사면 이후, 우리가 멈추지 말아야 할 이야기' 좌담회가 20일 저녁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렸다.ⓒ프레시안(손가영)



교수, 전문직, 지식인들의 '나도 그랬어' 행렬

"나는 명문대생이 아니다. 친구들을 보면 조국 사태 때 다 울었다. '스펙 품앗이'는 다들 분노는 했지만, 정말 울컥하고 박탈감 느낀 건 조민 씨가 의전원에서 학사 경고를 받고 다음 학기에 전액 장학금을 받았던 대목이다. 국가장학금을 저리로 대출받으려 해도 그 직전 학점이 평균 B+는 넘어야 한다. 대부분은 생활비나 등록금을 본인이 벌어야 한다. 아르바이트를 1~2개씩 할 수밖에 없다. 한 번은 4학년 때, 한 친구가 펑펑 울며 말했다. 부모님이 안 계셔 혼자 2~3개씩 알바를 하던 친구였다. '졸아서 수업을 제대로 들은 날이 별로 없고 과제도 제출하기만 바빴지, 하고 싶은 공부에 전념하지 못한 게 너무 후회된다고. 한 학기만 알바를 하지 않고 공부를 해볼걸' 하며 펑펑 울었다."

최성용 씨는 "이게 어떻게 공정의 문제인가"라며 "불평등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이나 미디어에선 이런 이야기를 찾기 어렵다"며 "종사자들 대부분이 명문대를 나오고, 입시 경쟁의 공정에 대해선 공감할 수 있지만, 공정 이전의 현격한 불평등은 자기 삶 밖의 이야기니 들리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 씨는 조 전 대표의 입시 비리에 대해 "그들 세계에선 관행이었겠지만, 나의 세계에선 관행이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이는 개인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유지되려면 기본으로 지켜야 할 도덕, 직업 윤리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학생들을 선발하기도, 시험문제를 내기도 하는 교수가 자녀의 입시 비리를 저지르고 자녀의 대학 과제를 도와줬는데 수많은 교수, 전문직, 지식인들이 '나도 그랬어', '관행이었어'라고 말한다"며 "정말 뭔가가 단단히 잘못됐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이어 "이 사회엔 어른이 없음을 느낀다. 조국 사태를 말하면 우릴 겁박, 위협하고 폭력까지 저지르는 어른만 남았음을 느낀다"며 "이들이 청년들의 비판을 지지하든 말든, 지금 시대에 우리가 느끼는 감각이 옳다는 것을 믿고 이 감각을 더 얘기하고 고민해 가자"고 제안했다.

권 대표는 끝으로 "조 전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가혹했으나, 자신들의 일탈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 것과 '관행이니 괜찮아'라고 한 것이 한 데 섞이며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며 "개인에 대해 사면이 옳다 그르다가 아닌, 우리 사회가 가진 (윤리적) 기준, 공정, 공정과 불평등의 관계에 대해 더 얘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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