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5개월 전까지 집권여당이었고, 현재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이 지금 존폐를 걱정해야 할 정도의 대위기에 직면해 있다. 2024년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한밤중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좁아진 정치적 입지, 고꾸라진 정당 지지율과 같은 정치적 수사(修辭)가 아닌 문자 그대로 당이 폭파될 위기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시킨 3개 특검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구속한 데 이어 그 칼끝이 이제 국민의힘을 향하는 모양새다. 그리고 8·22 전당대회 이후 그 수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내란 특검팀은 계엄 당시 조직적 국회 표결 방해 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이르면 8월말부터 야당 현역 의원을 줄소환할 채비를 마친 상태다.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 여사 구속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여의도로 타깃을 옮겨 통일교, 공천 개입, 양평고속도로 의혹 등과 관련된 현역 의원들의 혐의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순직해병 특검 역시 국민의힘 의원 연루 가능성을 캐는 중이다.
새로 출범할 국민의힘 지도부는 특검의 예리한 창에 맞서 두터운 방패로 대응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만한 리더십이나 전략 그리고 일치된 단결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통합은커녕 깊어질 대로 깊어진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 세력 간 갈등의 골만 재확인했다. 사실상 같은 당으로 함께하기 힘든 상황이란 게 국민의힘 안팎의 얘기다. 현재 국민의힘 의석은 107석. 특검팀의 벼린 칼날을 피하지 못하면서 당 내홍이 더욱 커질 경우 ‘개헌 저지선(100석 미만)’마저 뚫릴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당내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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