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엠넷 ‘프로듀스 101’이 배출한 스타, 프로젝트 그룹 아이오아이와 위키미키의 핵심 멤버, 가수 최유정을 설명하던 수식어들이다. 그리고 이젠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까지 당당하게 그 자리를 꿰차게 됐다.

2024년 뮤지컬 ‘영웅’의 링링 역으로 뮤지컬계에 첫발을 내디딘 최유정은 불과 1년 만인 2025년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주연 페기 소여 역으로 뮤비컬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아이돌 시절부터 익숙했던 춤과는 결이 다른 탭댄스와 깊이 있는 연기, 안정적인 가창력까지 요구하는 페기 소여 역을 성공적으로 소화하며 짧은 시간 안에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인터뷰에서 최유정은 “음악 방송은 팬들의 응원봉 빛과 환호성이 있지만, 뮤지컬 무대는 온통 까맣고 조명이 나에게만 쏟아지다 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 암흑과 적막에 압도되는 느낌이 있다”면서 “특히 첫 작품인 ‘영웅’ 드레스 리허설 당시 너무 새까만 공간에서 작은 인간이 엄청난 우주를 엿본 느낌을 받았다. 그 경험을 통해 내가 무대를 엄청 좋아했던 사람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다”고 말했다.
‘영웅’이 가능성을 확인한 무대였다면,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페기 소여는 그 가능성을 폭발시킨 역할이다. 시골 출신 코러스 걸에서 브로드웨이 스타로 성장하는 페기 소여의 서사는 배우 최유정의 성장 서사와도 맞닿아 있다. 특히 이 역할은 고난도의 탭댄스가 필수적인데, 아이돌로서 춤에 일가견이 있던 그에게도 탭댄스는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었다.
“모든 걸 갈아 넣었다”고 자신한 그의 노력은 연습량으로도 증명된다. 실제 최유정은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되는 연습에 꾸준히 출석한 것으로 알려진다. 작은 발로 12시간을 연습하니 병원 신세까지 질 정도였다. 열 발가락엔 굳은살이 생겼는데, 오히려 그는 “열심히 연습한 증거”라며 뿌듯해 했다. 이러한 태도는 동료들에게도 귀감이 된다. 연습실에 가장 먼저 와서 가장 늦게까지 남는 그의 모습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최유정의 이러한 태도는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프로듀스 101’ 시절, 그는 원하는 파트를 얻기 위해 연습에 매달리며 ‘노력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또 그때부터 현재까지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대에 대한 ‘진심’이다. 극중 줄리안 마쉬의 대사 중 ‘마음 깊이 우러나오지 않으면 무대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에 최유정이 깊이 공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매 순간 진심을 다하고, 재능에 안주하지 않으며 스스로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집요한 노력이 아이돌 최유정을 뮤지컬 배우 최유정으로 성공적으로 확장시킨 핵심 동력인 셈이다. 가수, 예능인 그리고 뮤지컬 배우까지. 자신의 스펙트럼에 경계를 두지 않고 길을 개척하는 아티스트 최유정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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