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흥행에 서울 도심 전통 소품 가게 골목, 한복 대여점이 전에 없던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19일 한겨레와 만난 상인들은 갓과 갓끈, 노리개를 찾는 10~20대가 늘고, ‘저승사자’ 한복을 찾는 이들도 10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전통 장신구를 애호하는 저변이 나이와 국적을 가리지 않고 넓어진 한편, 즐기는 방식도 다채로워진 셈이다. 평일인 이날도 각양각색 장신구와 한복을 구경하려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19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안에 위치한 전통소품 가게 비놋당에서 전통 갓을 판매하고 있다. 박고은 기자
광장시장에서 전통 소품 가게 ‘비놋당’을 운영하는 이재성(40)씨는 “원래 가게를 찾는 고객층이 한정됐는데 케데헌 흥행 이후로는 10대, 20대 손님이 크게 늘었다”며 “아무래도 사자보이즈가 쓴 갓이 인기가 좋은데 작은 것은 반려견에 씌우고, 외국인 손님 선물용으로도 많이들 사간다”고 말했다. 전통소품 가게 ‘대신꽃신’ 직원 심아무개(28)씨도 “예전보다 확실히 젊은 층과 외국인 손님들이 많아진 것을 실감한다”며 “케데헌 장면을 보여주며 같은 모양의 노리개나 갓, 갓끈을 찾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등에서는 ‘케데헌 굿즈 만들기’ 콘텐츠가 유행이다. 주인공 ‘헌트릭스’ 멤버들이 허리에 착용한 노리개, 사자보이즈 멤버 진우가 찬 팔찌, 영상 속 팬들의 응원봉까지 따라 만들어 퍼 나른다. 모두 한국의 전통 문양을 본뜬 형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케데헌 호랑이 캐릭터 ‘더피’를 닮은 까치호랑이 배지 등이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복 대여가게 에서는 검은 두루마기와 갓으로 구성된 저승사자 복장이 단연 인기다. 종로구 인사동에서 한복 대여점 ‘한복단’을 운영하는 이제근(50)씨는 “저승사자 옷을 찾는 손님은 거의 없었는데 케데헌 영향으로 대여량이 10배 이상 늘었다”며 “원래 저승사자는 갓끈을 하지 않지만, 사자보이즈가 갓끈을 하고 나오니 갓끈 대여와 판매도 20배 정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특히 아이돌 그룹인 사자보이즈를 따라 하기 위한 “단체 대여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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