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A씨(30)는 신용카드를 세 장 쓰고 있다. 신한카드는 한도 대부분을 쓰지만 현대·삼성카드는 소액 결제용으로만 사용한다. 최근 자동차 할부 구매를 위해 다른 카드사 신규 카드를 발급받아 한도를 늘릴까 고민했는데 주의에서 카드를 여러 장 만들면 신용점수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자 신경 쓰였다. 실제로 현재 신용점수를 확인해보니 은행권에서 대출이 거절될 수도 있는 수준이어서 불안감은 더 커졌다. A씨는 “은행에서 신용점수가 더 떨어지면 대출이 아예 안 나올 수도 있다고 들었다”며 “카드를 더 만들면 괜히 점수가 떨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A씨처럼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또 다른 오해는 ‘신용카드를 여러 장 만들면 점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카드 개수는 신용점수에 영향이 있을까. 결론은 ‘없다’. 신용카드 개수 자체는 평가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간에 여러 장을 동시에 발급받으면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사람으로 판단돼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사회초년생이나 직장인들 사이에서 흔히 퍼져 있는 오해는 ‘카드를 쓰면 점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신용카드를 꾸준히 쓰고 제때 갚는 것이 점수를 올리는 지름길이다. 돈을 ‘빌려 쓰고 갚은 이력’이 쌓일수록 상환 능력이 입증돼 평가기관이 신용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신용점수는 개인의 신용도를 수치로 환산한 지표다. NICE평가정보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두 기관이 1점에서 1000점까지 점수를 매긴다. 1000점에 가까울수록 신용도가 높다고 평가된다. 두 신용평가사는 동일한 정보를 두고도 가중치를 다르게 적용하기 때문에 개인별 점수가 다를 수 있다. 예컨대 NICE 점수는 800점대인데 KCB 점수는 700점대인 경우도 흔하다. 금융기관은 상품이나 상황에 따라 두 점수를 모두 보거나 한쪽만 참고한다.
그럼 신용점수는 왜 중요할까? 신용점수는 대출 한도나 금리, 신용카드 발급 여부 등 금융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점수가 높으면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점수가 낮으면 대출이 거절되거나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신용점수는 개인의 금융 거래 내역 전반을 반영한다. 카드 사용 실적, 대출 상환 이력, 연체 여부, 금융기관 거래 다양성 등이 모두 평가 요소다. 특히 사회초년생은 신용거래 이력이 짧기 때문에 점수가 낮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사회초년생들이 가장 자주 하는 착각은 ‘체크카드를 쓰는 게 더 안전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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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신용카드를 쓸 때는 몇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게 좋다. △사용액은 한도의 30~50% 선에서 관리 △오래 사용한 카드는 유지 △할부·리볼빙·카드론은 가급적 피하고, 부득이하게 쓰면 빠르게 갚을 것 등이 대표적이다. 장기간 연체 없이 사용한 기록이 쌓일수록 신용평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점수는 카드 개수보다 연체 여부, 사용 이력의 길이가 더 중요하다”며 “사회초년생일수록 신용카드를 피하기보다 작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사용하고 제때 갚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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