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아이돌 그룹의 중국 본토 단독 콘서트가 9년 만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완화에 나선 것인지 주목된다.
베이징의 문화 업계 관계자는 19일 “K팝 걸그룹 ‘케플러‘가 다음 달 13일 푸저우(福州)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며 “지난 7월 푸저우가 속한 푸젠성(省)의 공연 허가를 받았고, 공연 일정이 문화여유부 홈페이지에도 올라왔다”고 했다. 케플러는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플래닛999:소녀대전’을 거쳐 2022년 초 데뷔한 K팝 4세대 걸그룹으로, 7명의 멤버 중 중국인과 일본인이 한 명씩 있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케플러의 공연이 열리는 푸저우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90년대에 당서기(일인자)를 지내며 경력을 쌓은 ‘정치적 고향’이자 청년 문화 행사가 유독 많은 지역”이라며 “이번 공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경우 중국 지방정부들의 K팝 아이돌 섭외 경쟁이 본격화 될 수 있다”고 했다.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반발해 중국이 비공식적으로 한한령을 발동한 이후 중국 본토에서 K팝 아이돌 그룹의 팬 사인회나 팝업스토어 설치는 종종 있었지만, 공연은 열리지 못했다. 서울의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 관계자는 “업계에서 보는 한한령 해제의 판단 기준은 중국 본토에서 유명 아이돌이 1만석 이상 규모로 공연하는 것”이라며 “케플러의 중국 공연은 여기에 상당히 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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