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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사건 범인으로 모는 게 화 나" 극심한 스트레스 호소

훼손 전 이윤희씨 등신대(사람과 같은 크기의 사진). 연합뉴스
19년 전 실종된 이윤희(당시 29·전북대 수의학과)씨의 등신대를 훼손한 40대 남성이 경찰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최근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8일 오후 8시 20분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도로에 세워진 이씨의 등신대 2개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물손괴 혐의로 최근 검찰에 넘겨진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나를 실종사건의 범인으로 모는 게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조사 내내 과거의 사건으로 오랜 기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이씨와 같은 학과에 다녔던 인물인 A씨는, 이씨 가족은 실종 초기부터 A씨의 행적을 거론하며 연관성을 의심해왔다.
최근에는 A씨의 출근길과 집 주변 등에 이씨의 등신대 6개를 전주지역에 세웠다.
이 씨의 가족은 올해 1월 A 씨의 직장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고, A 씨를 상대로 증거인멸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이에 A씨는 이씨 가족을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하면서 법적 대응을 진행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법률대리인은 "실종 사건은 매우 안타깝지만, A씨도 동료(이씨)의 실종으로 고통을 겪었다"며 "A씨는 이후 수사 과정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 (이씨 가족이) 범인으로 의심하고 이를 주변에 알리는 위법 행위는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했다"며 "폐쇄회로(CC)TV에도 훼손 장면이 담겨 있어 혐의가 명백히 입증됐다고 보고 사건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씨는 전북대 수의학과에 재학 중이던 2006년 6월 5일 교수 및 학과 동료 40여명과 종강 모임을 한 뒤 다음 날 새벽 모임 장소에서 1.5㎞ 떨어진 원룸으로 귀가했으나 이후 실종됐다.
당시 경찰은 실종 사건 현장을 보존하지 않은 채 이씨의 친구들이 원룸을 치우는 것을 방치했고, 사건 일주일 뒤에는 누군가 이씨의 컴퓨터에 접속했는데도 실체를 밝혀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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